"통화스와프 확대 등 중장기적 접근 바람직"
최근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환율 1500원선이 뚫리자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시장친화적 환율정책을 내세웠지만 그렇다고 치솟는 환율을 마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태도가 국민에게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환율 급등의 불씨를 키웠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다행히 25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내린 151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오전 한때 20원 이상 내렸으나 장 막판에 쏟아진 매수세로 거의 전날 수준으로 회복, 불안감이 여전했다. 마치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는 듯했다.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수출 분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환율 문제를 발전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활용, 수출을 촉진하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늘려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선순환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성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윤 장관은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개입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었다. 지난 1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환율의 지나친 쏠림 완화하겠다. 외환시장 그냥 가진 않겠다”며 환율 불안과 관련해 필요하면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2일 태국 푸껫에서 열린 ‘아세안+3 특별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정부는 환율의 한쪽 쏠림이 심하거나 투기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면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은행 관계자의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라는 수치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정부 개입이 기정사실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경제 5단체장과 조찬간담회 후 “두고 보자. 정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 직후 한 발언은 정부가 환율상승 추세에서 일단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며 무리한 개입보다는 수출진작을 통한 달러 확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처럼 시장에 달러를 쏟아붓고도 환율을 잡지 못한 실패 경험이 있는 데다 같은 방법을 쓴다고 해도 환율이 급속히 진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인준 서울대 교수는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은 추세를 거스르지 않을 정도의 미세 개입이어야 한다”며 “시장 개입보다는 통화스와프를 늘리는 등 중장기적인 수요 확충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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