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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난 틈타 영향력 확대 거침없는 행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힘 키우기’가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는 틈을 타 이어지는 중국의 행보는 심상치가 않다. 중국 지도자의 세계 순방이 이어지고, 주변국과의 금융·통화·경제협력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미국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내모는 중국의 공세도 뜨겁기만 하다. 국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도전의 칼’을 빼들었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경제 추스르기에 정신없는 사이 국제사회에서 ‘힘의 중심’으로 발돋음하려는 중국의 세계전략이 전모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합종연횡·항미(抗美) 전략=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유럽에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보내기로 했다. 구매사절단은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보름 전 순방했던 독일 영국 스페인 스위스를 방문한다. 이들은 대규모 설비와 기술을 사들일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인 치루이(奇瑞·체리)의 볼보 인수와 관련된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주목되는 점은 왜 구매사절단을 유럽에 보내느냐이다. 중국은 큰 문제를 풀 때마다 구매사절단을 보내왔다. 2000년대 중반 미국과 위안화 갈등이 있을 때에도 중국 구매사절단은 미국에서 70억달러 이상의 물건을 산 적이 있다.

이번 구매사절단은 ‘합종연횡’의 의미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주요국가와 손잡고(합종연횡) 미국에 대항(항미)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국제금융체제 개편과 ‘바이 아메리칸’ 조항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와 보호무역주의를 비난해 왔다.

중국 전문가들은 “구매사절단이 유럽을 설득,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희석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미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다.

◆아프리카·중남미를 끌어들이는 저우추취(走出去) 전략=‘저우추취’란 ‘나간다’는 뜻을 지닌 중국 대외투자전략의 공식 용어다. 이 전략은 올 들어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대상으로 전면화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대규모 순방외교를 벌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10일부터 8일 동안 사우디 말리 세네갈 탄자니아 모리셔스를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중국과 아프리카는 형제이자 동반자”라며 전면적인 협력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초순 다른 아프리카 국가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8∼22일,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는 7∼19일 중남미 국가를 순방하고 있다.

이들의 순방은 여러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의 고도성장을 뒷받침할 자원을 확보하고 중국에 남아도는 자본과 산업시설을 이용, 해외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이들 국가를 중국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는 금융위기에 큰 멍이 든 곳으로, 서방선진국 중심의 금융협력에서 소외된 나라다.

◆중국 세력권에 흡수되는 주변국=중국의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최근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에 대한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윈난(雲南)성의 허커우(河口). 베트남과 접경도시인 이곳에는 1000명이 넘는 베트남 상인이 오간다. 국제선구도보는 “2004년만 해도 베트남 상인은 위안화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달러화를 불편해한다”고 전했다.

중국을 둘러싼 변경지역에서 위안화가 결제통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라오스 미얀마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에서도 위안화를 이용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이후 한국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8개국과 양국 화폐로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협정을 맺었다. 이런 움직임은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이 시작됐음을 말해 준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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