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부채·환율변동 파생상품 환산손익 감소 예상
금융위도 외화환산 회계처리 개선 고충해소 나서
1500원대의 고공비행을 하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으로 내려앉으면서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2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2일에는 주가 약세의 영향으로 6거래일 만에 급반등하면서 19.0원이 오른 1309.0원을 기록했다. 이는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보인 지난달 24일의 1513.0원에 비해 204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환율 하락은 연말 결산을 앞둔 기업들에 더없는 희소식이다. 연말 환율이 하락하면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줄기 때문이다. 올해의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결정되는 31일 매매기준 환율이 기업 외화부채나 키코(KIKO)옵션 등 환율변동 파생상품의 원화 환산 손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화 1억달러의 외화부채가 있는 기업의 경우 매매기준 환율이 938원이던 작년 말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 규모가 938억원이었지만 최고점이던 지난달 24일엔 1513억원으로 폭증했다가 22일 1309억원으로 204억원이 줄게 된다.
달러화와 함께 일본 엔화 환율도 급락하면서 키코 등 엔화 파생상품에 가입한 기업들도 한 시름을 놓게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3월 말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11월 말 현재 1조403억엔에 이른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환율 급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연말재무제표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외화 환산 관련 회계처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상장회사나 비상장 대기업 가운데 매출·매입을 주로 외화로 결제하는 기업에 대해 외화로 회계장부를 기록하는 기능통화 회계제도가 올해 결산에 허용된다. 기능통화 회계제도 허용으로 기업들은 모든 자산과 부채에 대해 기말환율을 일괄 적용할 수 있게 돼 환율 상승 시에도 부채비율은 낮아지고 순이익 측면에서는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으로 예정된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부동산, 항공기, 선박 등 유형자산에 대한 자산 재평가도 앞당겨 허용된다. 외환위기 직후부터 200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자산 재평가제도가 재도입돼 기업들은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의 자산을 시가로 반영해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이번 개선방안은 상당수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도 대규모 환손실로 재무제표상 적자를 기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대외신인도 추락으로 자본 조달과 영업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판단에서 나왔다.
임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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