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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종부세 선고, 법리에 충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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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종합부동산세 위헌소송 결정을 하루 앞두고 있다. 정치권 등의 연기 요구에도 고심 끝에 예정대로 하기로 한 것이다. 결정을 미루면 논란과 의혹만 키우고 헌법기관의 권위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밀고 나가는 게 헌재의 떳떳함을 보여주는 정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야권의 강한 반발은 헌재에 작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한 야권은 그제에 이어 어제도 결의대회까지 열어 재차 결정 연기를 촉구했다. 며칠 전에도 민주당 대표단이 헌재를 방문해 ‘종부세 폐지반대 100만명 국민서명’ 탄원서와 의총 성명서를 전달했고, 민노당 지도부는 헌재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강 장관은 실무자가 자료를 제출하면서 재판관이 아닌 연구관을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헌재도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행위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국기문란’ ‘헌정유린 사태’라고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 게다가 진상조사가 시작되면 헌재 관계자들도 국회에 불려 나갈 수밖에 없어 헌재로선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압력에 흔들려선 안 된다. 법리에 충실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헌재의 책무다. 종부세는 법제화될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부자에 대한 징벌적 의미가 담긴 정치적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이중과세, 특정 지역·계층에만 부과하는 형평성 문제 등 숱한 반발에도 노무현정권은 ‘1%대 99%의 대결 구도’를 조장하며 밀어붙였다.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에게까지 과중한 부담을 지우며 그것이 버거우면 이사 가라는 것은 횡포다. 얼마 전 ‘오로지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을 다짐했듯, 외부압력에 개의치 말고 국가 장래와 국민권익만을 생각해야 한다. 헌재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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