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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정 글/이형진 옮김/소나무/8500원 |
담임선생님이 시청에서 온 편지 내용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자, 서울 당산초등학교 5학년 2반 교실 안은 갑자기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손뼉을 치고 책상을 때리고 서로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는 아이부터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아이까지 있었다.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얘들아, 축하해. 너희가 해냈어. 너희들이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힘을 내 즐겁게 해냈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결과가 찾아온 거야. 선생님은 너희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강민우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했다. 그동안 몇 달 동안 자전거동아리 모임장을 하며 마음고생을 정말 많이 했기 때문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 건, 5학년 1학기 초였다. 난데없이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올 수 없다는 ‘자전거 금지령’이었다. 이유는 자전거를 아무 데나 세워둬서 주민들의 항의가 있었다는 것과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교과서에서는 환경과 건강에 좋은 자전거를 많이 타야 한다고 하면서 왜 우리에게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도록 하냐”고 발끈했다. 물론, 자전거를 제대로 관리도 못했으니 탈 자격이 없다는 아이도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제안으로 ‘자전거 금지령’에 관해 판결문을 써 보기로 했다. 그때 민우는 “이 사건의 책임은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도로나 교통표지판 같은 것을 제대로 만들지 않은 서울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우의 주장이 생뚱맞긴 했지만 아이들은 귀가 솔깃했다.
아이들은 급기야 학급회의를 통해 서울시장에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 32명이 모두 편지를 썼다. 자전거동아리도 꾸리고, 인터넷에 카페도 만들었다. 다른 나라 사례 등 자료도 수집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자문도 구했다. 그런 와중에 시청에서 공무원이 학교에 와 ‘학생들의 뜻을 충분히 알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이 금세 진행되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지치기도 하고, 일부는 되지도 않을 괜한 일을 시작해 시간만 빼앗기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의 강력한 지지 아래 민우를 비롯한 아이들은 서울시장에게 재차 편지를 보내고 소식지를 내는가 하면, 학교 주변 도로를 탐험하며 자전거도로가 어디에 생기면 좋을지 연구하고, 자전거도로가 왜 필요한지 영상도 만든다.
그러던 중 서울시의 공문을 받은 것이다. 초딩들의 승리였다. 꿈을 이룬 것이다. 책은 2006년에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 더욱 감동적이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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