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채 편입 등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이 문제를 놓고 정부와 한은은 그동안 엇박자 행보를 보여왔다. 강 장관은 지난주 국감에서 “은행채 매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한은은 그 정도의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가 압박강도가 강해지자 다음날에야 이 총재가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외환위기 국제공조방안 마련을 위해 얼마 전 워싱턴에 갔을 때에도 강 장관과 이 총재는 금융시장안정책을 놓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전 위원장도 마찰음을 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는 사이 우리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직책과 역할이 달라 다른 견해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 옳고 그름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면 될 터인데, 공개석상에서 상반된 의견을 표출해 시장을 혼란으로 내모는지 이해가 안 된다.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가 이 모양이니 그동안의 온갖 정부대책이 시장에 먹혀들지 않아 공포 분위기가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일사불란한 정책 공조가 요구된다. 그래야만 정부정책이 때를 놓쳐 ‘뒷북 대응’하는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한은은 위기 대응에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깊이 새겨야 한다. 비상 시기인 만큼 원칙론만 내세울 게 아니라 집행할 자금을 가진 한은이 적기 지원에 과감히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이 정부를 신뢰해 패닉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기싸움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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