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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머우가 만든 발레 ‘홍등’

입력 : 2008-10-15 17:16:29 수정 : 2008-10-15 17: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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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와 경극 등 중국문화 접목 중국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한 발레 ‘홍등’(사진)이 한국을 찾는다.

199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장이머우의 영화 ‘홍등’을 토대로 중국 국립중앙발레단이 2002년 제작했다. 장이머우 외에도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극장 발레단의 단장·예술총감독 왕신펑이 안무를 맡고, 프랑스 음악계의 거장 올리비에 메시앙을 사사한 천치강이 작곡을 맡는 등 쟁쟁한 제작진을 자랑한다.

‘홍등’은 서양 발레에 경극과 그림자극, 전통의상 치파오 등 중국적 색채를 입혔다. 주인공들의 심리는 장이머우 특유의 붉은 조명으로 표현된다. 의상 디자인은 프랑스 디자이너 제롬 카플랑이 맡아 중국과 프랑스의 색채가 적절히 조화된 의상을 보여준다. 60여명으로 구성된 중국 국립발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민족악기 연주자 10명이 중국적 색채가 강한 음악을 연주한다.

나이 많은 봉건 영주의 첩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다른 첩들과 갈등을 빚다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된다는 뼈대는 영화와 같다. 그러나 4명이었던 영주의 부인이 발레에서는 3명으로 줄었다. 여배우 궁리가 맡았던 네 번째 부인 역할은 세 번째 부인으로 바뀌었다. 발레에서는 주인공이 시집오기 전 만났던 애인 경극배우와 사랑을 나누다가 발각되는 것으로 설정했다.

중앙발레단의 단장 쟈오루헝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홍등’을 발레로 만들 생각을 했던 것은 1999년이었다”면서 “장 감독에게 다른 여러 장르를 연출하면서도 왜 발레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느냐는 뜻을 전했더니 그가 어느날 ‘너무나 하고 싶다’는 연락을 보내와 ‘홍등’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1년 중국에서 ‘홍등’이 초연됐을 때는 혹평도 적잖게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쟈오 단장은 “그로 인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무척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백조의 호수’ 같은 클래식 발레에 익숙했던 팬들에게 ‘홍등’은 낯설었을 것”이라며 “영화만 하던 장이머우 감독이 발레에 대해 뭘 알겠느냐는 비판과 질시의 시선도 있었다”고 말했다.

남자 주인공인 경극배우를 맡은 황쩐은 “1막에서 남녀 주인공이 합방하는 장면은 다른 극에서 보지 못하는 동작과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2막에서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이 질투심과 복잡한 심경을 표하는 장면도 추천할 만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성남아트센터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고양아람누리, 경기도 문화의전당, 국립극장 등 5개 극장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17∼19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21∼22일 대전, 24∼25일 고양, 27일 수원 공연에 이어 29∼30일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2만∼10만원, 국립극장 3∼15만원. (02)589-1002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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