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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위기, 나만 살려면 모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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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이 예상과 달리 동결 대신 인하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가라앉히는 데 일조하려는 고육지책이다.

한은도 금리 인하가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했을 터이다. 전날 미국과 EU 등 7개국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했지만 증시 하락세를 막지 못한 것을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는 상황에 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인 자본유출을 초래해 상승세를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낳을 게 훤히 내다보인다. 그럼에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는 데다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유동성 공급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하가 단행된 것이다. 금융 당국이 시장 안정에 전력투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국이 잇달아 대책을 내놓아도 시장은 안정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특히 환율이 그렇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동안 113원이나 요동친 끝에 15원 넘게 떨어진 1379.50원으로 마감했다. 5거래일 만의 하락 반전이지만 당국의 강력한 개입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장중 1485원까지 폭등한 데서 보듯 쏠림현상은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정부 노력만으로는 과민반응과 쏠림을 차단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금융권과 수출기업 등 시장 참가자들이 나부터 살겠다는 식으로 달러 챙기기·사재기에 몰두하는 극심한 이기주의가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다. 특히 달러 여유분이 적잖은 일부 대기업들의 이기적 행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니 환란’이라 불리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달러 챙기기에 전력하는 것은 상황 악화를 부추기는 일이 아닌가. 평소 입에 달고 사는 사회공헌이 빈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소 여유가 있는 대기업마저 무책임하게 자기 이익에 몰입한다면 그 끝은 무엇이겠는가. 민간 협조가 절실한 이때 대기업부터라도 하루빨리 제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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