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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의 개통’ 마곡역에 가보니…

입력 : 2008-07-28 16:44:22 수정 : 2008-07-28 16: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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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5호선 개통 때부터 '무정차 통과역'.. 올해 6월에야 영업 시작

 서울지하철 5호선 마곡역이 지난달 20일 개통한지 어느덧 한달이 넘었다. 마곡역은 송정역과 발산역 사이에 있으며 행정구역 상으론 강서구 가양동에 속한다. ‘마곡’(麻谷)이란 옛날 이 동네에서 삼[麻]을 많이 기른 것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지하철 5호선이 완전히 개통된 것은 1996년의 일이다. 하지만 마곡역은 여기서 제외됐다. 역 주위가 온통 논밭이라서다. 이 때문에 마곡역은 지난 12년 동안 김포공항으로 뻗은 공항로 옆 벌판 한가운데 홀로 우뚝 서있기만 했다.

 인적이 드문 마곡 마을에 지하철역을 만든 것은 5호선 공사 당시인 1990년대 초 “장차 마곡 지역을 첨단 산업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 도시계획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그 뒤 이 계획이 취소되면서 마곡역은 열차가 안 서고 그냥 지나치는 ‘무정차 통과역’으로 남았다. 100억원 가까이 들여 지은 역사 건물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사람들은 항상 어두컴컴한 이곳을 ‘유령역’이라고 불렀다.

 마곡역에 개통의 서광이 비친 것은 2006년 12월부터다. 역사에서 800m 떨어진 발산지구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마곡역 개통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발산지구 아파트에는 오는 9월까지 총 5592가구가 들어선다.

 5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입장에선 ‘이젠 역사를 운영할 만한 승객 수요가 생겼다’고 판단했을 법도 하다. 공사는 올해 6월 들어 마곡역 개통 방침을 밝히며 “(마곡역은) 그간 발산지구 아파트 주민들이 찾던 발산역보다 300m쯤 가깝기 때문에 출퇴근 시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27일 오후 찾은 마곡역은 아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이 일요일인 탓도 있겠으나 열차가 한번 멈출 때 내리고 타는 사람 수는 매우 적었다. 공사 측이 내건 ‘개통 경축’ 플래카드와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 네이버 카페 ‘발산사랑’(cafe.naver.com/lovebalsan) 등이 선물한 축하 화분이 눈에 띄었다. 역사 옆 자전거 보관대는 벌써 만원을 이뤘다.

 출구는 딱 하나였다. 3호선 학여울역도 출구가 한개뿐이니 마곡역이 아주 유별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여울역 1번 출구로 나가면 서울무역전시장(SETEC)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곧장 연결되는 것에 반해 마곡역 1번 출구 바깥은 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전부였다. 다만 역사 주변에 고즈넉한 숲이 조성돼 있어 혼자 사색에 잠겨 산책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용자 수가 적다보니 개찰구는 아직까지 3개만 설치해 쓰고 있었다. 출구가 하나뿐이라 길을 잃거나 허둥댈 필요는 전혀 없어 보였다.  지붕이 유리로 만들어져 낮 시간에 햇빛이 들어오는 점은 특이했다. 깨끗한 화장실도 마음에 들었다. 공사 측은 “역세권이 빨리 개발돼 더 많은 승객들로 북적거릴 날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마곡역은 서울시내 지하철역 가운데 가장 ‘외로운’ 곳이다. 출구가 하나뿐이고 주변에 거의 아무 것도 없다.

◇ 마곡역에 5호선 열차가 들어온다. 아직은 타고 내리는 사람 수가 그리 많지 않다.

◇ 마곡역은 2008년 6월20일 개통 이전엔 거의 하루종일 불이 꺼져 있어 ‘유령역’이라고 불렸다.

◇ 이용자 수가 적은 마곡역은 개찰구도 이렇게 딱 3개뿐이다.

◇ 다른 개찰구들은 아직 운영하지 않고 있다.

◇ 깔끔하게 생긴 마곡역 안내센터. 위로 유리로 된 천장이 보인다.

◇ 유리로 된 마곡역 천장. 여기를 통해 낮 시간에는 밝은 빛이 들어온다.

◇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마곡역 1번 출구 바깥에 내건 ‘개통 축하’ 플래카드.

◇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 네이버 카페 ‘발산사랑’(cafe.naver.com/lovebalsan) 등은 마곡역 개통을 기념해 화분을 선물했다.


◇ 마곡역 1번 출구 바깥 풍경. 온통 논밭이다.

◇ 마곡역 인근에는 이렇게 고즈넉한 숲길이 있다. 사색과 산책에 안성맞춤이다.

◇ 마곡역 자전거 보관대. 고유가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보관대에 벌써 자전거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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