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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글로리아] 조선산업 선도 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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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30 16:11:02 수정 : 2008-06-30 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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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설계로 선박건조 세계 1위
◇상공에서 내려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5만분의1 지도, 그 다음에는 조선소를 짓겠다는 백사장 사진, 그걸 들고 가서 당신이 배를 사주면 사줬다는 증거를 가지고 영국 정부 승인을 받아서 영국 정부의 차관을 얻어 기계를 사들이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86년 중앙대학교 특강에서 조선소(현대중공업)를 설립할 당시의 일화를 이렇게 풀어냈다. 

1972년 조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현대중공업은 불혹의 나이도 안돼 세계 조선업계의 ‘제왕’으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이 조선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조선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조선업 1위에 오른 것은 불과 5년전인 2003년. 하지만 단일 조선기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은 2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현대중공업은 수주량과 건조량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 1위에 올랐다. 불과 창사 11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이후 25년간 현대중공업은 오대양에서 전 세계 선박의 15%를 건조,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텐덤침수공법’으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기술 없이 생존 없다=“현대중공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독일 유력 주간지인 슈피겔이 특집기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지난해 밀려드는 해외언론의 취재경쟁에 기분 좋은 ‘몸살’을 앓았다. 4월 미 블룸버그통신과 LA타임즈, 5월 미 월스트리트저널과 프랑스 TV에 이어 10월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독일 파이낸셜타임즈, 중국 신화통신을 비롯해 베트남,헝가리,브라질 언론사가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을 조명하기 위해 울산으로 몰려들었다. 뉴스전문채널인 CNN은 아예 조선소 현장을 배경으로 생방송까지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것은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프로펠러, 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 기업이다.

특히 선박의 심장인 엔진은 현대중공업이 세계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다. 대형엔진의 경우 지난 2005년 세계 처음으로 누적생산 5000만 마력을 달성한 이후 2006년 6000만 마력, 지난해 7000만 마력 등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기술 국산화를 이뤄낸 ‘힘센 엔진’은 10년간 4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 2002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됐고, 2004년에는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다. 선박추진용과 육상발전용으로 사용되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832대를 생산했다. 올해는 배 가까이 늘어난 15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효자 선종인 컨테이너선. 사진은 9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2006년 ‘세계우수선박’으로 선정됐다.
현대중공업제공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개발과 설계능력도 현대중공업을 떠받치는 원동력이다. 국내 4곳, 국외 3곳 등 7곳의 연구소에 있는 5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과 1300여명에 달하는 설계인력은 어떤 선주사의 까다로운 요구도 거뜬하게 소화해낸다.

도크 없이 맨땅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육상건조공법’이나 선박 진수시 물에 띄우지 않고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공사기간을 줄인 ‘텐덤침수공법’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대표적인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은 육상건조공법으로 2005년 첫 선박을 인도한 이래 지금까지 21척의 선박을 만들어냈다. 또 LPG선 8척을 포함해 55척의 육상건조 선박을 수주했다.

텐덤침수공법으로도 지금까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등 7척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진수시켰다. 이 같은 신공법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건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도크 사정에 관계없이 조기에 선박을 선주사에 인도하면서 굳건히 신뢰를 쌓아갔다.

◆세계무대가 좁다=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5조5330억원, 영업이익은 1조7507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만 보더라도 13.7%로 동종업계의 2∼3배에 달한다. 올해는 18조610억원의 매출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수주액과 수주척(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258억달러, 218척이나 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489척의 수주잔량(4월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약 4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60척, 97억4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해 연간 목표의 33.6%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하지만 물량 위주 수주보다 ‘질(質)’을 중시하는 수주를 해오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물동량 증가로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 수주에 영업력을 집중했다. 6200TEU급 기준으로 2003년 7100만달러에 머물던 선박가격은 최근 1억7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1만3100TEU급은 척당 가격이 1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1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전체 수주선(218척)의 55%에 달하는 것이다. 동종업계 타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가져온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외 선주들과도 탄탄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선주들은 선박을 일찍 인도받아 운항할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건조기간을 서너달씩 앞당겨 배를 넘길 때마다 선주사들은 보너스를 내놓고 있다. 올들어서만 인도한 33척의 선박 가운데 무려 85%인 28척의 납기를 1∼3달 앞당겨 12억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1983년 노르웨이 선주로부터 첫 보너스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222회에 걸쳐 157억원의 사례금을 받았다. 조선업계의 ‘진기록’이다.

세계 조선업계 맹주 자리를 지키기 위한 현대중공업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군산조선소 기공식을 갖고 국내 조선산업의 서해안 시대를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이로써 동해안(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과 서·남해(현대삼호중공업)에 이어 3면의 바다에서 모두 조선소를 보유하게 됐다.울산에는 1300여억원을 투자해 해양설비 전문 도크를 건설하고 있다. 울산 엔진공장에도 3년간 26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핀란드 바르질라사와 합작해 전남 영암에 총 680억원을 투자, LNG선용 엔진 생산공장을 착공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은 “2010년까지 매출 288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최고의 종합중공업회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일류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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