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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한정식. |
전주는 축제의 도시이기도 하다. 1년 내내 1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 9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가 진행됐고, 11일부터 13일까지는 전주대사습놀이가 열린다. 다음달 7∼8일에는 전주단오제도 예정되어 있다. 이래저래 찾을 일 많은 전주의 대표적인 맛집을 소개한다.
#‘화순집’의 오모가리탕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라도 사투리. 오모가리탕은 커다란 뚝배기에 쏘가리, 메기 등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탕. 한벽루 인근의 ‘화순집’(063-284-6630)은 2대에 걸쳐 60년 넘게 오모가리탕을 끓여 내놓는다. 구수하고 얼큰한 맛에 소주 한잔이 절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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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가리탕의 재료인 쏘가리와 메기. |
간수를 뺀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시래기를 듬뿍 넣는 게 맛의 비결이라는게 주인 김종희(60)씨의 설명. 갓 지은 밥을 내놓는다. 전주천이 바로 옆이어서 정취도 좋다. 4인분을 기준으로 쏘가리탕은 7만원, 빠가사리(동자개)탕은 5만원. 인근에 한벽집, 남양집 등 전문식당 서너 곳이 더 있다.
#‘전주 막걸리 전문점’의 막걸리
전주 막걸리집은 경남 통영의 ‘다찌집’과 마찬가지로 술값만 받고 안주 값은 받지 않는 독특한 계산법으로 운영한다. 요즘 막걸리 한 주전자 값은 1만 2000원. 술값에 안주 값이 포함되어 있다지만,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안주가 차려져 나중에 계산할 때 손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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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막걸리집의 푸짐한 안주. |
평화동의 ‘전주 막걸리 전문점’(063-222-7821)을 찾았다. 한 주전자를 시키니 조기탕 등 10가지가 넘는 안주가 차려지더니, 세 주전자를 시키니 게장· 날치알밥· 낚지볶음· 생선구이 등이 추가돼 20가지가 훌쩍 넘어간다. 다찌집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대접을 제대로 받으려면 술을 서너 차례 이상 주문해야 한다. 삼천동의 막걸리 골목이 가장 크고, 평화동· 서신동 일대에도 막걸리집이 많다.
#‘한국식당’의 전주백반
서울에서 백반하면 5000원 정도에 반찬 4∼5가지 나오는 상차림을 얘기하지만, 전주에서는 다르다. 중앙동에 자리한 한국식당(063-284-6932)의 차림을 보자. 34년 전통의 한국식당에서는 4인 기준 2만4000원짜리 백반에 4종류의 찌게를 포함해 30여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6000원 짜리 1인분을 시켜도 찌게 두가지에 20여가지의 반찬이 차려진다. 고급음식은 아니지만 정갈하고 맛있다. 이 집의 별미는 민물새우탕.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옛 전북도청 앞과 전주시청 부근에 괜찮은 백반집이 많다.
#‘성미당’의 전주비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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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당의 전주비빕밥. |
영화감독 임권택, 촬영감독 정일성의 단골집이기도 하다. 전주 국제영화제가 개막한 1일에도 두 감독은 이곳을 찾았다. 중앙동 전주 우체국 앞 골목에 있으며, 최근 서신동에 분점을 냈다. 육회비빔밥은 1만원, 비빔밥은 8000원. 이밖에 가족회관, 호남각,한국집, 고궁 등이 유명한 비빔밥집이다.
#‘콩나루’의 콩나물 국밥
‘전주 콩나루 콩나물 국밥’(063-288-4853)은 콩나물이 부드럽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전국에 50여개의 직영점과 체인점이 있다.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펄펄 끓여 내놓는다. 4000원. 여름에는 ‘검은 콩 콩국수’도 판매한다.
#‘궁전’의 한정식
화려한 전주 음식문화의 정수는 바로 한정식. 전주 한옥마을 일대와 옛 전북 도청 인근에 유명한 한정식집이 많다. 경기전 뒷담 건너편에 자리한 ‘궁전’(063-284-6760)은 주인이 궁중요리를 전수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홍어회무침, 홍어삼합, 새우냉채, 약밥 등 30여가지가 넘는 고급 음식이 코스 요리처럼 차례로 차려져 나온다. 이곳의 별미는 ‘섭산삼’. 산삼을 찹쌀가루로 씌워 튀겼다. 콩나물죽에 묵은지 잘게 썬 것을 얹어 식사를 마무리하면 입 안이 개운해진다. 4인 기준 한 상에 8만원.
전주=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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