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다음커뮤니케이션 본사 사무실에서 잠시 짬을 내 블로깅을 하고 있는 블로고스피어의 ‘라디오 스타’ 김정균씨. 다음 제공 |
―왜 ‘라디오키즈@LifeLog’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나.
“사실 내 블로그가 독특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글을 아주 잘 쓴다거나, 사진을 예쁘게 잘 찍는다거나,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를 잘 활용한다거나 그런 뚜렷한 매력이 없다. 다만 다른 블로거들보다는 좀 더 오래됐고, 초기부터 알려져 있었으니까 많이 방문하는게 아닐까.”
그는 2005년 5월 처음 블로그를 개설했다.
―팟캐스팅 때문은 아닌가.
“그런 건 아니다. 팟캐스팅이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문화가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가 될 수는 없다. 그래도 내 블로그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긴 하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팟캐스팅, 즉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데 애착을 갖고 있는 걸까. 그는 한때 라디오 DJ를 꿈꿨다고 했다. 채팅사이트가 범람했던 2000년대 초반 그저 호기심에 음악방송을 해본 것이 동기가 됐다. 그 뒤 2년이나 방송을 했으니 그에게는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인 셈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내 팟캐스트가 어떤지 평가해 달라”는 부탁도 종종 들어온다.
―음악방송할 때는 청취자가 많았나.
“처음 시작할 때는 한 10명 정도만 꾸준히 들으러 왔었다. 나중에도 골수 청취자가 있었을 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듣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재미가 있었다. 한 1년쯤 지났을 땐가. 청취자들이 가장 많았던 부산으로 직접 찾아간 적이 있다. 최근에도 당시 청취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방송 듣던 사람들끼리도 연락을 하고 잘 지내는 것 같더라. 사람 인연이란 게 그런 거 같다.”
―음악 쪽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듣는 것만 좋아했다. 그래도 무작정 노래만 틀 수는 없으니까 매번 1∼2시간씩 멘트를 준비했다. 한 2년쯤 하니까 나름대로 노련함이 생기면서 ‘나도 방송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학교축제 때 DJ 콘테스트에서도 두 번이나 1등을 했고, 전주 MBC에서 주최한 라디오 DJ 콘테스트도 나갔었다. 거기서 좋은 결과가 있었더라면 지금쯤은 전주 방송국에서 음악을 틀고 있을 텐데. 실제 같이 시험 본 이들 중에 DJ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팟캐스트가 그의 블로그를 다른 많은 블로그들과 구별하는 ‘이름표’ 같은 역할이라면 실질적인 콘텐츠는 대부분 각종 리뷰에서 나온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졸업 후 줄곧 웹서비스 관련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탓에 IT제품 체험기가 가장 많다.
그는 인터뷰를 하던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기를 들어보이며 “이것도 지금 리뷰 중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휴대전화기에 대한 리뷰를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 달간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블로그에 게재했다. 그의 꼼꼼한 성격과 부지런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조업체로서는 하루에 1만명씩 방문하는 블로그에 여러 번 제품이 노출돼 적잖은 홍보효과를 거뒀음이 분명하다. 그에게도 얼마간의 수입이 보장된다. 전업 블로거는 아닌 김씨지만, 블로그는 그렇게 삶에 적절히 활용되고 있었다. 조금 무거운 화제를 꺼냈다.
―창작의 고통을 느낀 적이 많지 않나.
“내가 전문적인 필자는 아니지 않은가. 글도 굉장히 어설프다. 내가 느끼기에도 어설퍼서 남에게 보일 때 부끄럽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그래서 블로그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롤모델을 찾고 있다. 글 잘 쓰는 사람한테 꽂혀서 그 사람의 블로그를 열심히 읽기도 하고 글 분량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그냥 일기일 뿐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누군가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내 글을 읽어주길 바라기 때문에 언제나 고민을 하게 된다.”
―소재가 고갈될 때도 있을 텐데.
“항상 그렇다. 나는 사실 이슈에 그렇게 발빠르게 대응하는 편은 아니다. 시사나 정치, 연예 쪽을 다루는 블로거들은 이슈에 굉장히 빠르게 대응하는데, 난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소재가 없어서 고민하다가도 또 어떤 때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소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난감해한 적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CES 2008’이 열리지 않았나(CES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 거기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한꺼번에 다 할 수 없으니 조바심만 나고, 그러다 보면 다른 블로그에 관련 글들이 속속 올라온다. 물론 소재가 겹친다고 내가 쓰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고민이 되더라. 혈액형은 대범한 O형인데, 실제 성격은 소심한 A형에 가까운가 보다.”
―블로그에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예전에 블로그를 잘 모를 때에는 사적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IT쪽에 있던 사람들이 먼저 사용하다 보니 말투며 내용이 딱딱했던 것 같다. ‘IT 얘기밖에 없어서 재미없다’는 불평도 많았다. 그런데 블로그가 대중화되면서 새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와이프로거(주부블로거)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최근 블로거들 사이에 광고바람이 한 번 크게 불었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구글의 애드센스를 달아 광고수입을 챙길 수 있는데, 여기저기서 ‘나는 지난해 얼마를 벌었다’는 글들이 쇄도했다. 초기 블로거들 중에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지금은 시스템이 조금 바뀌면서 사그라들었다. 최근에는 콘텐츠가 한 페이지씩 되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며 한두 줄씩만 글을 남기는 서비스가 관심을 얻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도 진화중이다.”
그렇다면 그가 되고자 하는 ‘블로거’상이 있을까.
―본인은 어떤 블로거 같나.
“전업블로거는 아니고. 사실 방문자가 많다고 해서 파워블로거인 것 같지도 않다.”
―그럼 어떤 사람이 파워블로거인가.
“파워블로거는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쓴 글에 다수의 블로거들이 반응하고, 이것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 ‘소금이’라는 블로거가 미아찾기 배너를 블로그마다 달아보자고 처음 제안했다. 주위의 블로거들이 이에 호응했고, 포털사이트가 적극 지원하면서 일반적인 배너가 됐다. 결국은 복지부의 미아 관련 데이터와 연동되기에 이르렀고 지금은 정말 좋은 사업이 됐다. 그런 식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파워블로거라고 생각한다. 태안반도를 돕자는 배너를 만들어서 공개한 분들이나 일본 내 한인촌인 우토로를 살리자는 운동을 펼친 블로거들도 그러하다.”
―블로그의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블로거들은 계속 새로운 가치를 찾는다. 블로그라는 서비스가 그래서 더 좋은 것 같다.”
기획취재팀=김용출·김태훈·김창덕·김보은 기자
kimgija@segye.com
프로필
●1978년 전북 익산 출생
●2004년 ‘디지털프리즘 VOD서비스’ 근무
●2005년 ‘미니게이트’ 서비스기획팀
●2005년 5월 ZOG기반의 블로그 첫 개설
●2005년 11월 태터툴즈 기반으로 이사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 동영상서비스팀
●2006년 7월 티스토리로 블로그 이사
●2006년 ‘올블로그 2006년 블로그 어워드’ 2위
●2007년 ‘Edelman 블로그백서IV’에서 국내 영향력 있는 10대 블로거, ‘올블로그 2007년 블로그 어워드’ 29위
●1978년 전북 익산 출생
●2004년 ‘디지털프리즘 VOD서비스’ 근무
●2005년 ‘미니게이트’ 서비스기획팀
●2005년 5월 ZOG기반의 블로그 첫 개설
●2005년 11월 태터툴즈 기반으로 이사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 동영상서비스팀
●2006년 7월 티스토리로 블로그 이사
●2006년 ‘올블로그 2006년 블로그 어워드’ 2위
●2007년 ‘Edelman 블로그백서IV’에서 국내 영향력 있는 10대 블로거, ‘올블로그 2007년 블로그 어워드’ 29위
김정균이 제시하는 좋은 블로거가 되는 Tip
1. 메타블로그를 활용하라
2. 방문자와의 커뮤니케이션(댓글, 트랙백)에 최선을 다하라
3. 글을 쓸 때는 솔직해져라
4. 지칠 때는 분위기 전환을 위한 휴식이나 이벤트를 해봐라
5. 개성을 드러내라. 주제든, 형식이든….
1. 메타블로그를 활용하라
2. 방문자와의 커뮤니케이션(댓글, 트랙백)에 최선을 다하라
3. 글을 쓸 때는 솔직해져라
4. 지칠 때는 분위기 전환을 위한 휴식이나 이벤트를 해봐라
5. 개성을 드러내라. 주제든, 형식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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