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위축 등 경기악화 처방마련 고심
◆물가 비상… 긴축으로 방향 트는 통화당국=지난 11월 소비자물가가 3년1개월 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한은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번 오르기 시작한 물가는 계속 오르는 속성을 지니는 까닭에 인플레 심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인플레 심리가 지금처럼 팽배한 적이 없었다”며 “물가불안 심리가 더 악화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물가 잡기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지난 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일이 논의됐다. 그 결과 금리동결이 선언됐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시중금리의 고공행진을 용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아직도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돈이 많다”며 “일단 물가부터 잡아야 하며 경기는 나중에 부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당국은 이미 물가 고삐 죄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위축을 둘러싼 딜레마=문제는 최근 해외 원재자 가격이 오르는 다른 한편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 실물에도 악영향을 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는 금리와 환율을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주택시장 경착륙과 이에 따른 가계와 금융 부문의 부실’을 꼽고 있다. OECD가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이어지면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가도 문제지만 경기 위축과 이에 따른 부실 확대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인 설비투자 추계치는 3분기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 향후 경기 위축을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이 ‘11월 소비자 전망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고유가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낮은 102.0을 기록,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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