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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서남권 거점으로 뜰까… 기대半 우려半

입력 : 2007-10-24 11:03:00 수정 : 2007-10-24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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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시기 세차례 연기·한차례 단축… ''말 많던'' 무안국제공항 내달 8일 문열어 전남 무안국제공항 개항이 보름 앞으로 부쩍 다가오면서 광주·전남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남도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무안기업도시 조성에 활력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광주시는 지역발전 저해 등을 이유로 광주공항 국제선의 무안 이전을 강력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노선 부족, 도로교통망 미비 등 준비 미흡으로 인해 개항 초기 11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개항 시기 고무줄…엄청난 적자 불가피=무안국제공항은 세 차례의 개항 연기와 한 차례의 개항 시기 단축 등 숱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다음달 8일 개항을 맞는다. 건설교통부는 1990년 동·서해안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를 통해 강원도 양양과 전남 무안 두 곳을 입지로 선정했다. 몇 년 후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이 수립됐지만 정부 내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비판이 많아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더구나 광주와 목포 등 호남 두 곳에 이미 공항이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양양공항이 1997년 1월 성대한 기공식을 거행하자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민심을 의식한 때문인지 정부는 그해 6월 개발기본계획 설계에 착수했다.
이후 감사원, 건교부의 타당성 조사에서 매번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돼 개항 시기가 3차례나 연기됐다. 당초 2003년으로 예정된 개항 시기도 2007년 말로 조정됐다.
이처럼 정치적 고려에 따라 개항 등이 결정되다 보니 엄청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 건교부는 내년 공항 운영 적자가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자의 주된 요인으로는 운항노선 부족이 꼽히고 있다. 그간 전남도는 동남아 10여개 도시를 취항할 수 있도록 관련 항공사와 접촉했으나 의사를 밝힌 도시는 대만 타이베이, 일본 오사카 등 서너 곳뿐이다. 항공사들이 운영 적자를 우려해 취항을 꺼린 탓이다.
더욱이 현재 활주로가 2.8㎞에 불과해 50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불가능한 상태다. 2010년 말에야 활주로가 400m 연장돼 대형 항공기가 뜰 수 있다. 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등 도로 사정도 여의치 않다. 광주∼무안국제공항 고속도로(41.6㎞)는 전남구간(무안국제공항∼나주시 노안면 나주IC 간 27㎞)만 개항에 맞춰 개통되고 나머지 구간은 내년 6월쯤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동부권 주민들이 이용하는 광양∼목포 고속도로도 2010년에야 완공된다.
◆국제선 취항 싸고 전남·광주 간 갈등 심화=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면 목포공항과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흡수하게 된다. 목포공항은 이용객이 없어 김포공항으로만 하루 왕복 1회 운항, 생명력을 다한 공항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 이전이다. 건교부와 전남도는 “공항 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제선 기능을 옮기면 두 공항 모두 공멸한다고 맞선다. 국제선 기능이 이전되면 이용객이 줄어 항공사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이는 곧 국제선 폐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현재 운항하는 광주공항 국제선은 정부가 개설한 것이 아니고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 여행업계의 노력으로 성사된 노선”이라면서 “경제논리가 아닌 정책논리를 앞세워 이전을 강행하면 광주공항은 물론 무안공항까지도 도태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지난 18일과 22일 각각 집회를 갖고 “현재 광주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기업도시 활성화 등으로 국제공항이 꼭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도약하고 있는 광주경제에 국제선 이전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정부가 다음달 8일 개항식을 진행하면 물리력을 동원해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이 꼭 필요하다”면서 “광주공항은 도심에 있어 시설 확장도 어렵고 국제선에 걸맞은 관세검역시설도 없어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무안=박진주 기자
pearl@segye.com

인천·김포 등 이어 5번째 규모… 승객 年 652만명 수용 가능

무안국제공항은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와 목서리 일대 256만7000㎡에 3056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이 공항은 폭 45m, 길이 2.8㎞의 활주로와 여객기 9대가 머물 수 있는 계류장, 차량 2095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여객터미널은 연간 652만명 이용이 가능하고 화물터미널은 연간 5만t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국내 9개 공항 중 인천, 김포, 제주, 김해에 이어 5번째 규모다. 건교부의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2010년까지 활주로를 2.8㎞에서 3.2㎞로, 계류장도 9면에서 14면으로 늘어나게 된다.
무안국제공항 항공편은 중국노선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중국 상하이, 베이징, 선양, 창사를 주 30편 운항하고 일본 후쿠오카 노선 2편은 현재 협의 중이다. 국내선은 제주, 김포 노선을 하루 4편씩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무안국제공항 건설사업 추진 일지
▲1990년 1월 동·서해안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
▲1994년 4월19일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및 고시
▲1997년 6월∼98년 6월 개발기본계획 설계
▲1998년 12월 기본계획 고시
▲1999년 12월 착공
▲ 〃 5월26일 공사 개발사업 실시계획 고시
▲2003년 9월 감사원, 공항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개항 시기 2006년으로 연기)
▲2005년 3월 개항 시기 2007년으로 또 연기
▲ 〃 5월 건설 현황·운영 시기 조정 검토(개항 시기 2008년으로 연기)
▲2006년 12월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고시(개항 시기 2007년 말로 단축)
▲2007년 11월8일 개항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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