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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화가 여동헌, 오늘도 난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입력 : 2007-05-15 14:30:00 수정 : 2007-05-15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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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 틈에 유별난 한 작가가 있다. 유쾌한 그림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여동헌(37) 작가다. 얼핏 그림만 봐서는 어려움 없이 성장한 또래와 다름이 없다. 처가살이도 해봤고, 한때 강원도 산골에서 2만∼3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며 그림을 그렸다는 소리를 그로부터 듣게 되면 대부분 사람들은 놀란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 평내에 월세아파트를 겨우 얻어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정도. 지난 10여년간의 무명세월을 보상받듯 그의 작품이 요즘 컬렉터들 사이에서 관심이다. 빚도 다 청산했다. 오는 22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는 이인청이 그의 아내. 부부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우울한 백수시대를 마감하는 느낌입니다.”
그는 골프장 설계사무실과 인테리어 공사장 등에서 벽화를 그려주며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삶이 고달파도 붓만은 놓지 않았다.
“암울한 현실의 두께보다 더 낙천적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선천적인 유아적 취향도 일조했지요.”
그의 그림이 유쾌 발랄한 이유다. 웃고 있는 동물들과 화려한 색깔의 과일, 꽃들이 캐릭터처럼 조합을 이뤄 화면을 채우고 있다. 부부가 풍선기구를 타고 두둥실 떠가거나 그림 속 어느 한 곳에 낙원을 거닐 듯 위치하고 있다. 숨은 그림 찾듯 살펴봐야 알아차릴 수 있다. 파라다이스 풍경이다. 그 너머 언덕배기엔 집 한채가 보일 듯 말 듯 자리하고 있다.
“일정한 거처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집은 꿈이자 낙원입니다.” 그는 그림을 더더욱 밝게 그린다. 강한 열망으로 파라다이스를 되새김질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저의 감성이 예쁜 걸 어떡해요. 굳이 숨기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현대미술의 난해함을 무장해제시키려 한다. 편안하게 허리띠 풀고 볼 수 있는 그림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색감으로 경쾌함의 스펙트럼을 넒히기 위해 그는 아크릴 물감도 여러 회사 것들을 두루 사용한다. 같은 색이라도 느낌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원근, 명암법도 무시된다는 점에선 민화를 닮았다. 형상의 단순화는 만화적 친근감을 준다. 화면에 그려진 모든 대상들은 모두가 동등하게 다가온다. 편안함을 주는 이유다. 어디를 봐도 시점이 자유롭다. 동양 산수화의 다시점을 연상시킨다.
그는 원래 입체판화로 화단에 얼굴을 알렸다. 그때 그는 노동력이 요구되는 작업에 익숙해졌다. 평면회화로 전환하게 된 동기는 1997년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사망하면서부터다. 평소 존경하던 작가인 그에게 헌정작품을 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리히텐슈타인 재단에 메일을 보내 허락을 간청했습니다.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는 답신만 받았지요.” 그는 어쨌든 입체판화와는 전혀 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단순명쾌한 평면회화에서 동화세계로 빠져들 것 같은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제 그림이 이 시대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됐으면 합니다.” 20일까지 아트파크 초대전. (02)733-8500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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