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탐사기획]''無籍국민'' 숫자 아무도 몰라

관련이슈 주민등록서 사라진 사람들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④손 놓은 정부…실태파악조차 못해 ‘등외 국민’인 주민등록 말소자와 무호적자의 정확한 실태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가 밝힌 자료는 ‘거친’ 주민등록 말소자 현황 통계가 전부다. 취재팀이 한 달여간 말소자와 무적자를 추적했으나 윤곽을 잡는 데 그쳤다. 이들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부처간 입장 차이로 복지행정의 전달체계도 느슨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하고, 말소자를 양산하는 ‘채권자 신고에 의한 직권말소’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태조사부터 제대로 해야=행정자치부는 말소자 전체 통계는 내고 있지만 말소 사유별 현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자발적 말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인 무단전출에 따른 직권말소도 대부분 채무관계 등에 의한 말소라고 추정될 뿐이다.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주민등록전산정보센터’는 올해부터 월별 말소 현황을 따로 구분해 집계할 정도다.
무적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대책은 법무부 등이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등록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중 무호적자 실태를 파악한 것이 전부다.
민간에서는 최대 3만여명이 무호적자로 남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선심성 복지정책, 탁상공론 자치행정=고령, 질병, 실업에 시달리는 말소자의 삶은 정부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나 추락하고 있다.
현장 활동가들은 말소자를 위한 복지행정 창구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힐난했다. 특히 2001년 시작된 ‘기초생활보장번호 부여제도’를 실패한 정책의 전형으로 꼽았다.
◇한 채권기관이 이달 초 채무자와 주민등록 주소지 동사무소에 보낸 주민등록 말소(직권말소 의뢰·왼쪽) 요청 서류와 법원출석 및 재산명시 예정 통지서. 채권기관은 동사무소에 ‘채무자가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다’며 말소를 요청했고, 채무자에겐 ‘보정 명령에 의한 합법적인 방법으로 주민등록을 말소한다’고, 마치 법원에서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말소시킨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대전홈리스지원센터 김의곤 실장은 “‘노숙인 기초생활수급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가 정작 창구에서는 ‘노숙인이라 지원해줄 수 없다’는 식”이라며 “일정 거주지에 1개월간 머문 사실이 확인되면 번호 발급을 해야 하는데 ‘노숙인들이 우리 동사무소에 몰린다’는 등 핑계를 대며 회피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기초생활보장번호 발급률은 극히 저조하다. 2006년 1∼6월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인천, 제주, 울산 등 3곳은 번호 발급이 1건도 없었다.
부처 간 불협화음도 걸림돌이다. 대구의 한 사회복지사는 “사후관리가 어려운 노숙인들을 대거 지원하면 행자부 감사에서 번번이 예산 낭비로 질책당한다”며 “반면 복지부는 지원을 장려해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법 개정 시급=전문가들은 주민등록법상 ‘행정기관 직권말소’가 말소자를 양산하고 있는 만큼 우선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읍·면·동사무소의 장은 특정인이 주민등록지에 살지 않는 것이 확인될 경우 주민등록을 직권말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주민등록 말소가 채무자 압박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대 BK21사업단 여경수 연구원(법학 전공)은 “정부는 직권말소가 주민등록의 이중등록이나 허위신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행정편의보다 말소자의 기본권 침해라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제3자 신고에 의한 직권말소 제한’을 골자로 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2004년 발의됐으나 행자부 반대에 부딪혀 3년째 표류 중이다.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김형구·우한울·나기천 기자 tamsa@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순백의 여신'된 김지원
  • '순백의 여신'된 김지원
  • 리센느 원이 '매력적인 미소'
  • 신민아 '황후의 미소'
  • 한선화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