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감염원이 철새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겨울철새의 이동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27일 “수의과학검역원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앙역학조사반이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나 이번 AI의 감염원은 겨울 철새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에 AI에 걸린 닭이 발견된 전북 익산의 경우 국내에서 대표적인 겨울철새 도래지인 금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다. 앞서 2003년 12월 발생한 충북 음성 등지의 AI도 중국 등지에서 날아온 북방철새가 주감염원인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AI 발생은 겨울 철새 이동경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농림부의 판단이다. 청둥오리, 가창오리, 쇠기러기 등 북방철새들은 10월 말부터 강화도로 날아들기 시작해 천수만∼금강∼영산강·낙동강하류 등을 거쳐 다음해 2월쯤 국내를 떠나는데, 이 기간에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를 ‘AI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천수만, 강화도, 금강하구, 영산강, 낙동강 하류 등 철새 도래지 30여곳에서 야생조류의 분변을 수거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시기적으로 볼 때 러시아 등지의 북방 겨울철새가 우리나라로 이동하면서 AI를 전파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은 겨울철새가 AI 감염원으로 드러날 경우 감염경로는 철새 배설물과 접촉한 텃새가 바이러스를 면역력이 약한 닭·오리 등의 농장으로 옮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사람들이 철새 도래지를 방문한 뒤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림부 김창섭 가축방역과장은 “철새에 의한 감염일 경우 전북 익산 등 기존 발생지역 외에 다른 곳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양계농장들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강화하는 등 감염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철새가 우리나라를 떠나는 내년 2월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지역 농가는 닭·오리 등 가금류 농장에 철새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가능한 한 철새 도래지 방문 등을 삼가 줄 것을 당부했다.
박태해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