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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데이트]9년째 서울건축가협의회 이끄는 이종호 교수

"시민들의 삶 이해가 도시설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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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08-04 15:57:00      수정 : 2006-08-04 15:57:00
30여명의 국내외 건축가와 문화기획가, 시인, 미술가, 사진작가, 디자이너, 법학자 등이 6박7일(7월 29일∼8월 4일) 일정으로 전라남도 순천에 모였다. 국내외 건축가들의 모임인 sa(서울건축가협의회·seoul association of architects)가 매년 여름 주관하는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sa는 그동안 통영 목포 부산 양구 강경 무주 제주 등 지방 도시들을 순례하며 ‘도시와 인간’을 화두로 ‘삶의 질’을 고민해 왔다. 올해 워크숍 주제는 ‘순천’. sa 의장으로 9년째 여름휴가를 반납하며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이가 건축가 이종호(49) 예술종합학교 교수다.
“도시의 질적인 삶과 경쟁력은 그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즐기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요소에 달렸습니다.”
요즘 여느 지방 도시를 가건 변해야 산다며 그 탈출구로 문화 담론을 전개한다. 문화는 지방 도시들의 마지막 비상구처럼 여겨질 정도다. 문화도시 같은 유사한 구호들이 난무하는 모습이 이를 말해준다.
“도시는 인류가 만든 가장 복잡한 발명품입니다. 당연히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머리를 모아야 하는데, 표 모으는 수준의 정치로 도시 문제를 재단하려 하니 이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구호와 이벤트의 교란을 벗겨내고 도시의 내면과 그 현재성에 천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민들의 생활을 면밀히 살펴 그 도시만의 1%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아름다운 순천’ 같은 공허한 구호에서 탈피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장 좌판에서 무얼 팔고 있는가부터 조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찾아낸 미시적 내용들을 거시적 시각과 접목할 때 도시의 특성화가 가능해집니다.” 그 도시만의 삶의 리얼리티를 찾아내야 한다는 논리다. ‘선진 경기’같이 미래를 선점하려는 과도한 욕망이나 상투적인 ‘역사도시’ 같은 과거를 도용하려는 치기어림은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는 혼성의 경관을 꼽는다. “복잡하고 외형적으로 못생겼지만, 개개 공간의 질을 다듬는다면 인류가 경험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천국’의 역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루하지 않은 풍경이 매력이 되는 것이지요.” 서울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그 길목에서 우리의 욕망이 함께 빚어낸 대서사시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지상 최대 혼성도시의 에너지를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종로의 피맛골도 1∼3층 규모의 건물로 길 라인을 유지하면서 길가의 가게들을 재구조화해 감수성이 흐르는 골목길로 살려나가야 합니다. 껍질을 벗겨내면 낼수록 서울의 깊은 맛을 주는 곳은 바로 골목 풍경입니다.”
인구 감소도 도시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심의 분산보다 도심에 무게중심을 두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도심을 다시 재생시켜야 합니다.”
그는 서울의 경우 인구 1000만명 시대에 걸맞게 4대문 안 기준의 도심 개념에서 탈피해 ‘북한산-아차산-관악산-행주산성’을 잇는 도시 라인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도심 설정을 주문한다. “광화문에서 남산과 한남동, 용산과 한강을 잇는 도심 설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강남과 강북의 부조화도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그의 문화공간 배치 철학이다. “주변 환경과의 소통, 문화생산자와 소비자가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거미줄 같은 연계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시민의 삶과 결합하기 어려운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도 이 같은 맥락에서 반대합니다.” 그는 인사동 개발은 인근 조계사·경복궁과의 연계성 부족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이 아파트단지로 막혀 있는 구조를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대학로도 동성고와 방송통신대, 서울의대로 막혀 있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낙산 방향의 주택가에 문화 생산자들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단다. 기무사 터는 큰 문화시설 유치보다 인사동과 소격동이 소통할 수 있는 골목 안길 역할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편완식 기자, 사진 송원영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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