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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 다 모여라!” 2004 블로그 페어 현장

입력 : 2004-11-29 15:30:00 수정 : 2004-11-29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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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이세요! 직접 보니 더 반갑네요” 지난 27일 오후 2시 연세대 글로벌 라운지 행사장.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각자의 존재를 어렴풋이 느꼈던 블로거들이 ‘블로그 페어’ 현장으로 대거 나들이를 나왔다.
“아∼, ○○님 이세요∼! 반가워요.” 여기저기 대면식이 치러진다. 서로 생각과 관심, 취미를 너무도 잘 알지만 아이러니하게 첫 만남이다. 이름보단 ‘○○님’이라는 애칭이 더 편하다. ‘컬러’라는 아이디의 블로거는 자신의 온라인 정체성을 10대로 가장한 것이 이번 행사에서 들통이 났다. 이런저런 사연을 교환한다. 그들을, 인연을 묶는 것이 블로그다.
이번 행사는 업계에서도 주목했다. 블로그 서비스 ‘후발주자’인 다음과 야후는 아예 적극 후원에 나섰다. 블로그 서비스 기획자 가운데는 블로그 마니아들이 많다. 이글루스 기획팀의 허진영 팀장, ‘호찬넷’(Hochan.net)을 운영하는 다음 블로그 태스크포스팀의 최호찬씨 등도 이번 행사에 ‘블로그 시대의 사이버 문화’를 주제로 한 포럼에 패널로 나섰다. 업계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한 점도 블로그의 특징이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음악, 미술, 메타블로그(각 업체 블로그를 모두 연결하는 사이트) 등 6개 분야에서 선정된 6가지 색깔의 블로거들. 이들은 저마다 부스를 차려놓고 블로그를 뽐냈다.
◆블로그는 ‘나’를 여는 창=블로그에는 다양한 읽을거리가 쌓인다. 단 그 중심엔 항상 ‘나’가 있다. ‘남’ 이야기를 하더라도 내가 느낀 이야기다. 물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남이 있기에 공허한 메아리는 아니다.
접근도 쉽다. 컴퓨터 ‘문외한’이어도 네이버, 엠파스, 다음, 야후 등 포털 사이트 가입을 통해서, 혹은 블로그 ‘무버블 타입’(movabletype.org) ‘b2’(cafelog.com) ‘뉴클러스’(nucleuscms.org) ‘피봇’(pivotlog.net) ‘태터툴즈’(tattertools.com) 등 설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날 블로그 페어 한 부스를 맡고 있는 ‘와니’ 채경완(25)씨는 가수로서 자신을 블로그(chaekit.com)에서 표현한다. ‘3류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홍대 등지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동하다 지난 5월 첫 앨범을 냈다. 그는 홀로 가수, 매니저, 홍보담당 등 1인 다역을 맡는다.
블로그는 그에게 좋은 벗이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그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정리되는 창고이기도 하고, 몇 안 되는 팬들과의 소통 수단이다. 또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올려놓는 앨범이기도 하다.
채씨의 옆에는 인터넷 만화 ‘웹툰’을 그리는 조용석씨가 부스를 차렸다. 모바일 게임업체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조씨는 자신의 블로그(saltdoll.egloos.com)에 ‘헬로우 어니언’이라는 카툰을 연재 중이다. 잔잔한 일상을 양파, 당근, 오이 등 채소를 주인공으로 한 짧은 웹카툰으로 그려낸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벌써 40편이 훌쩍 넘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팀 블로그도 이색적이다. 디자이너 이승준(34)씨와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김여진(25·여)·김영희(24·〃)씨, 타투이스트 김영빈(24)씨 등은 블로그(paper.cyworld.nate.com/casualart)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네티즌과 공유하고 있다.
◆블로그는 마케팅 수단=많은 이들이 북적이는 블로그는 마케팅의 중요한 수단이다. 홍보도 쉽다. RSS(웹페이지 정보 수집), 트랙 백 등의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업데이트되는 글과 컨텐츠를 자신의 페이지에 쉽게 링크할 수 있다.
이 같은 블로그의 강력한 ‘네트워크’ 기능은 메타블로그를 낳았다. 홈페이지는 아무리 멋지게 꾸미더라도 홍보가 어렵다. 하지만 블로그의 경우 메타블로그 등록을 통해 적게는 수천명, 많게는 수만명의 블로거들에게 자신을 노출할 수 있다.
블로그페어에는 최근 주목받는 메타블로그 ‘올블로그’(allblog.net) 운영자들이 참석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박영욱(22)씨, ‘골빈해커’로 알려진 유명 블로거 김진중(27)씨, 디자이너 김영임(22)씨, 마케팅을 맡은 주영광(22)씨가 그들.
지난 9월 탄생한 올블로그는 회원 수가 이미 1500명을 넘었다. ‘컴퓨터 공부를 위해 그냥 시작해봤다’는 박씨도 열렬한 블로거들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좋은 글이 담긴 블로그를 추천하는 ‘블로그 추천 시스템’, 좋은 글을 발견했을 때 포켓에 담아두는 ‘포켓 블로그’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영향력으로 따지면 네이버, 싸이월드 등 수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 서비스가 효과 만점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부스를 차리고, 올 12월 시작할 블로그 서비스의 윤곽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다음 블로그의 특징은 어떤 회사의 블로그를 사용하든 다음의 블로그와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개방’, MS인터넷 익스플로어뿐 아니라 모질라 등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도 작동한다는 ‘표준’, 블로거의 창작물을 보호한다는 ‘지적재산권 보호’로 요약된다. 또 일부 포털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블로그 장식 아이템을 무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로그는 ‘1인 미디어’?=블로그 페어 행사 하루 전날인 26일, 연대청년문화원은 다음커뮤니케이션 최호찬씨, 웹칼럼니스트 이강룡씨, 이글루스 사업팀 허진영 팀장을 패널로 초청해 ‘블로그시대의 사이버 문화’를 주제로 한국 블로그의 지형도를 탐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1인 미디어’로 불리는 블로그가 갖는 기존 언론 대안매체로서의 가능성이 집중 토론됐다. 논의는 ‘1인 저널리즘’과 ‘1인 미디어’를 구분하자는 쪽으로 모아졌다. AP통신이 ‘생생한 이라크 소식은 이라크 참전 병사들의 블로그에 있다’고 지적했듯, 블로그가 뉴스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것이 블로그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인터넷 글쓰기로 나를 표현하는 행위’가 블로그 범주에 포함되는 만큼 ‘1인 미디어’를 언론에 한정시키지 않고 폭넓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적인 방향도 모색됐다. 이강룡씨는 “클릭 수에 집착하는 기존 인터넷 마케팅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고객 서비스에 블로그를 접목,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최호찬씨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인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MS 직원들의 블로그(blogs.msdn.com)를 들었다.
최씨는 “국내에서 문화상품과 연예인 홍보 등에 블로그가 이용되지만 아직까지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느낌”이라며 “고객들은 기업들이 내는 인간적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만큼 기업이 블로그에 진솔한 내용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마케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블로그 문화의 미래에 대해 최씨는 “중요한 것은 블로그라는 기술이나 도구가 아니다”며 “블로그의 미래는 ‘이럴 것’이라고 단정을 내리는 것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울기자

★''2004블로그페어'' 선정블로그 TOP 5★
1.호찬닷넷(Hochan.net)

▲다음 커뮤니케이션 블로그팀에서 기획을 맞고 있는 최호찬씨의 개인 블로그. 개인 블로그로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 주로 블로그와 관련된 이슈를 다루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정서적 결합’이라는 문패처럼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2.Interlude 4th(interlude.pe.kr/jh)

▲올해 초 탄생한 국내 대표적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 개발자 정재훈씨의 블로그.
그는 우리나라 블로그 대세를 점유한 서비스형 블로그의 한계를 느끼고 태터툴즈를 개발했다.

3.Readme(www.read.or.kr)

▲웹 칼럼니스트 이강룡씨의 블로그. 그는 사이버 문화에 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는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인터넷한겨레’ 웹 기획자 출신으로 1년 전부터 대안적인 사이버 문화를 말하는 전업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4.라이크 재즈 닷컴(likejazz.com)

▲재즈 마니아 박상길씨의 블로그. 2000년부터 꾸준히 업데이트 된 몇 안 되는 ‘장수 블로그’다. 블로그 관련 뉴스를 접할 수 있다.

5.제닉스의 사고뭉치 (Xenix.egloos.com)

▲운영자의 관심사를 집대성해놓은 재치 만점 블로그다. 프로그래밍, 얼리어댑터, 음악, 게임, 영화, 문학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뷔페처럼 쏟아진다. 프로그래머인 운영자는 힙합 등을 직접 작곡해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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