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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관능미가 뭔진 몰라도 몸과 마음이 원해요"

입력 : 2004-04-23 20:23:00 수정 : 2004-04-23 2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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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벨리댄스에 반한 13살 송지영양 “히프를 감각적으로 돌려주면서…. 관능미가 중요해요.”
관능미? 뭔지 알고 하는 말일까?
“아뇨, 잘 몰라요.” 씩 웃으며 대답하는 벨리댄서. 지난 16일 벨리댄스 전문 공연·교육기관인 강남구 압구정동 ‘밸리댄스 코리아’ 연습실에서 만난 송지영(13)양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송양이 처음 벨리댄스를 배운 것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원래 춤추길 좋아했다는 송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구민회관으로 재즈댄스를 배우러 다녔다. 그러다가 TV에 나온 벨리댄스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나 저거 할래.” 그러고 3년 만에 초급·중급·고급반을 모두 마스터한 상당한 실력의 벨리댄서가 됐다.
터키에서 시작해 아랍을 넘어 지금은 세계에 널리 알려진 벨리댄스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춤으로 우리에게는 ‘배꼽춤’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술탄(이슬람 군주)에게 간택되려는 여성들이 관능미를 뽐내고자 했던 춤, 혹은 여제사장이 하늘의 복을 땅에 내리기 위해 추었던 춤이라는 유래가 전해진다.
지금은 아랍 등에서 신년을 맞이하거나 결혼식을 할 때 축복의 의미로 벨리댄서가 등장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고, 그럴 때마다 허리 스카프에 매달린 동전 모양의 장식들이 서로 부딪치며 “찰, 찰, 찰” 소리를 내는 벨리댄스는 자극적인 춤임에 틀림없다.
송양은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몸과 마음이 원하기 때문에 춤을 춘다. 매일 한두 시간 집에서 혼자 음악 틀어놓고 벨리댄스를 추는 건 이제 빠질 수 없는 일과. 관객은 할머니 한 명뿐이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다.
학교에서도 인기가 좋아 5학년 때는 친구들의 생일파티나 학교 행사에서도 춤을 곧잘 춰 보이곤 했다.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한다. “가르쳐 줘도 엉덩이가 안 돌아가니까 따라 하면서 자기들끼리 웃고 난리예요.” 움직임도 별로 많지 않고, 춤 동작도 간단해 보이지만, 춤을 제대로 추는 일은 쉽지 않다.
이날 송양은 모두 세 가지의 벨리댄스를 보여줬다. 첫 번째는 ‘하비비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의미의 이 춤은 손가락 중 약지와 애지만 사용하고 팔 동작을 강조한다. 두 번째로 춘 춤은 양팔에 날개를 달고 추는 ‘윙’. 날개를 달고 몸 동작도 크기 때문에 어린 송양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춤이다. 소품도 구할 수가 없어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 줬다.
송양은 날개를 두 팔에 달고 훨훨 날아다니는 새처럼 자연스럽게 빙빙 돌고 또 돈다. “윙이 가장 재미있는데 힘이 부족해요. 도는 동작이 많아서 잘못하다가는 넘어질 때도 있고, 머리가 빙빙 돌아요.” 연습을 많이 한 날은 파김치가 되어 곯아떨어지곤 한다.
이어 짝짝이를 이용해 추는 ‘드럼 솔로’를 선보였다. 드럼솔로는 휴대폰이 진동하듯 몸을 부르르 떠는 ‘시미’라는 동작과 허리와 엉덩이의 움직임이 많은 춤이다. 모든 춤을 추고 나서는 힘이 드는지 헉헉거렸지만, 송양의 입가에는 미소가 배어났다.
송양이 싫어하는 과목은 사회와 미술. 움직이는 일은 좋은데, 앉아서 하는 일은 30분도 견디기 힘들단다. “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고, 탤런트도 되고 싶다”는 송양.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아역배우로 출연한 적도 있다고 했다. 송양의 어머니 이상인씨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시키고 싶다”며 춤 추는 딸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이제는 전문강사반에서 배우려고 해요.” 아직은 어리지만 당찬 그의 표정은 화려한 프로 댄서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글 엄형준, 사진 황정아기자/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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