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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선정성 위주 「불륜의 삶」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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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1992-12-06 07:30:00      수정 : 1992-12-06 07:30:00
◎쇼­코미디도 시청률겨냥 외설가미 경쟁/방송위,중징계조치 함께 질적개선 촉구/후발 SBS가 단연선두… KBS­MBC도 뒤질세라 같은방향 선택
안방극장이 선정성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드라마 쇼 등 방송의 질적인 「하향평준화」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민영방송인 서울방송(SBS)이 지난해 12월9일 TV를 개국한 이래 방송3사간 시청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더욱 뚜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최근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는 「불륜드라마」,향락적 선정적인 분위기를 거침없이 뿜어대는 조악한 「호화쇼」가 경쟁적으로 전파를 타면서 한마디로 「TV=섹스상자」라는 등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SBS는 특히 지역방송이라는 한계,후발주자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선정성과 불륜애정 구도의 드라마를 대거 설정,시청률에 관한한 기존방송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상당한 「재미」를 봐온게 사실이다.문제는 SBS가 이러한 구도로 짭짤한 재미를 거두자 KBS와 MBC도 이에 뒤질세라 같은 방향을 설택했다는데 있다.
KBS는 가을개편을 통해 1TV와 2TV를 완전 차별화하고 1TV는 교양전문프로그램을,2TV는 농도짙은 오락위주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시작했다.이에 1TV는 「공영방송」이미지를 착실하게 살려나갔지만 2TV는 상당부분 공영방송의 옷을 훨훨 벗어던진 느낌까지 주고있다.
특히 2TV 드라마 「남편의 여자」는 드라마로서 불륜의 극치를 보여주었다.「남편의…」는 중년의 가장이 직장의 부하여직원과 사랑에 빠진후 두차례에 걸쳐 그녀에게 임신중절을 받게 하는가 하면,가정의 위기를 느낀 나머지 일방적으로 결별을 선언하는 내용을 전개해 지탄을 받았다.또한 드라마 「형」은 부잣집 딸과 결혼한 유부남이 혼전관계를 맺었던 여자가 딸을 낳아서 데리고 오자 두집살림 하는 내용.「사랑을 위하여」는 이복언니가 동생의 애인을 가로채 저돌적으로 애정을 추구하고 결국에는 결혼에 이르는 내용을 전개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다.
쇼나 코미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2TV 「밤으로 가는 쇼」는 가을개편과 더불어 방송횟수를 늘리고 본격적으로 시청률공략에 나섰다.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야간업소를 여과없이 방영,「주의」조치를 받았으며 보조진행자의 외설스러운 멘트는 비난의 꼬리를 물고 있다.코미디프로인 「유머1번지」는 부녀자 인신매매내용을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다뤄 말썽이 되기도 했으며 「한바탕 웃음으로」는 엄숙해야 할 사제관계를 희화적으로 표현,방송위로부터 사과명령을 받는 불명예의대상이 되기도 했다.
타방송에 비해 비교적 완성도높은 프로그램을 제작,방송위 제재조치를 적게 받는 편인 MBC도 최근들어 비윤리적 선정적인 내용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붙들어 매고자 하는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 「창밖에는 태양이 빛났다」가 그 대표적인 예.이 드라마는 아내와 딸을 둔 유부남이 우연히 극장에서 마주친 여자에게 매혹돼 그녀에게 따로 아파트를 마련해 주는 것을 시작으로 불륜의 사랑이 얽히고 설키는,안방드라마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불가능한 내용들이 꼬리를 물었다.또 「몰래카메라」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처음의 밀도있는 구성에서 뒷걸음질쳐 배우는 학생과 신성한 교정을 「속임수의 도구」로 삼고 TV의 권위앞에 약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들을 주대상으로 「카메라의 폭력」을 휘두르는 등 지탄속에 막을 내리기도 했다.
SBS의 사정은 더욱더 심각하다.SBS는 새로운 드라마나 쇼를 선보일 때마다 필연적으로 말썽을 달고 다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이는 무엇보다 SBS가 타방송사에 비해 인력구조가 취약한 일면이 있기 때문에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추구하지 못한 데 원인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또한 SBS프로그램의 선정적 이미지를 보완할 만한 건전간판프로를 개발하지 못한 것도 SBS프로그램의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부추긴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도 도마위에 오른 SBS프로그램은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만큼 많다.「금잔화」「비련초」「물위를 걷는 여자」「가을여자」「모래위의 욕망」「자니윤 이야기쇼」「꾸러기 대행진」….이중 「모래위의 욕망」은 「모래 자(자)가 들어간 프로그램은 모두가 말썽」이란 일종의 방송가 유행어를 남기며 마약밀매 도박 섹스 폭력 등 미국이민 「코메리칸」들의 존재를 철저히 왜곡시켰다.이에 방송위는 TV방송사상 유례없는 담당연출자 3개월 연출정지등 중징계조치를 내렸으며 SBS는 앞서 자사에 각계의 비난여론과 시청자의 항의가 빗발치자 담당PD를 자체 징계하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어두운 구름이 걷힌 상태지만 방송3사가 하나같이 하향평준화로 치달으며 불륜 비정상적인 삶의 가치를 미화해 나가자 방송계 일각에서는 「방송구조개편」이란 극약처방의 우려가 나돌기도 했다.방송위도 이에 거듭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각 방송사에 질적 개선을 촉구하기에 이르렀고,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어느 정도 바른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시청자들의 보편적인 삶에 바탕해 흥미있고 유익한 볼거리를 여하히 제공하느냐는 데 있다.방송사와 채널수는 하나 둘 늘어나도 「그 방송이 그 방송」이라는 시청자의 불만을 해소시켜주지 못하고 방송사 스스로가 시청률에 얽매여 현재같은 방송행태를 지속하는 한 불씨는 언제든지 되살아날 것이다.<문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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