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대선 이후 소비 심리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여름휴가철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여행과 항공, 숙박 등 휴가 관련 소비가 집중되는 여름철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4월(93.8)보다 8.0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소비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 심리 개선은 실제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금연휴가 이어졌던 지난 5월, 여행 및 교통 서비스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패션, 가구, 스포츠용품 등 전통적인 쇼핑 품목은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 '4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해당 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1조 6,8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여행 및 교통서비스는 전체 거래액의 12.4%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거래액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2조 6,9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화 및 레저서비스 역시 10.9% 증가하며 강세를 보였다.
생활밀착형 품목은 다소 부진했다. 가전은 2.6% 감소한 2조 3,780억 원, 패션은 0.6% 줄어든 4조 9,028억 원, 생활용품은 7.3% 감소한 2조 7,24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행을 중심으로 한 경험 소비가 전통적인 물품 소비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어린이날과 대체휴일이 포함된 지난 5월 1일부터 6일까지의 국제선 여객 수는 160만 7,49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쇼핑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여가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여행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에 주목, 여름 성수기와 오는 10월 황금연휴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이 본격화되고 있다.
G마켓과 11번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에 참여해 공격적인 판촉에 나선다. G마켓은 13개 입점 여행사와 협력해 오는 7월 17일까지 이용 가능한 4만여 개 숙박 상품을 특가에 판매한다. 11번가는 중소여행사 연합 지원 형태로 참여하며, 특별 기획전과 할인 쿠폰을 통해 중소업체의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도 최근 ‘여행박람회’ 페이지를 오픈하며 여행 카테고리를 전면 리뉴얼했다. 오는 15일까지 하나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등과 함께 베트남 푸꾸옥·나트랑, 일본 오사카,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발리 등 주요 인기 여행지를 중심으로 최대 25% 할인된 에어텔 및 세미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 기대감과 정치적 안정감이 맞물리며, 여름휴가철 여행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품 라인업 확대는 물론,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력사와의 공동 프로모션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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