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신선식품 전문업체 컬리가 손잡고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양사는 18일 공식 발표를 통해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업무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컬리는 올해 안에 네이버의 신규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공식 입점할 예정이다. 양사는 공동 고객 서비스를 함께 기획하고 개발하는 등 협력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업은 양사의 상호보완적인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강력한 검색·결제 시스템과 플랫폼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선식품과 물류 분야에서는 쿠팡 등 경쟁업체에 비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30~40대 여성 고객층을 탄탄히 확보하고 있지만, 자사몰 중심의 유통 구조로 인해 고객 접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제휴를 통해 네이버는 컬리의 상품력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컬리는 네이버의 방대한 트래픽과 플랫폼 파워를 등에 업고 판로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양사 모두에게 ‘윈-윈’이 가능한 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50조 원을 돌파하며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컬리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제휴는 새로운 고객 유입을 위한 결정적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을 두고 ‘반(反) 쿠팡 연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쿠팡은 상품 직매입과 풀필먼트 기반의 배송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아온 반면, 네이버는 판매자 중심의 오픈마켓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컬리와의 협업은 이러한 네이버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12일, 기존 쇼핑 기능을 독립시킨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늘배송 △내일배송 △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 옵션을 도입하고 있으며,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배송이 가능한 퀵커머스 서비스 ‘지금배송’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단순한 업무 제휴를 넘어 컬리의 지분 약 10%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투자자(SI)로서 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2020년 약 21조원 규모에서 올해 3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막강한 사용자 기반과 플랫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신선식품과 물류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컬리는 프리미엄 상품력과 배송 경쟁력을 갖췄지만, 고객 유입 경로가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협업은 네이버의 플랫폼 파워와 컬리의 물류·상품 경쟁력이 결합해, 쿠팡이 주도해온 풀필먼트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균형을 제시할 수 있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네이버가 컬리의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이라는 점은, 향후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시장 영향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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