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네가 너무 보고 싶은데 얼굴을 잊을까 봐 무섭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27명의 유가족을 태운 목포해경 함정은 무겁게 뱃고동을 울렸다.
사고 지점을 알리는 노란 부표에 닿자 유가족들은 묵혔던 가슴속 얘기들을 하나씩 토해냈다. 갑판 위 벚꽃 조형물에 ‘보고 싶다’, ‘그리운 나의 똥강아지’ 등을 적은 노란 리본을 달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써 내려갔다. 출석을 부르듯 단원고 희생자가 한 명씩 호명되자 유가족들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목 놓아 우는 대신 입술을 꽉 깨물거나 두 손을 모으며 애통함을 달랬다. 한 유족은 “어째서 얼굴이 생각나질 않는 거야”라며 결국 오열했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선 세월호 참사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18명을 기리는 기억식이 열렸다. 단원고 2학년3반 담임이던 고(故)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기일이 돼버린 딸의 생일에 애달픈 축하를 보냈다. 김씨는 “우리 딸 37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아빠랑 팔짱 끼고 데이트하겠다는 너의 약속이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운 줄은 몰랐다”고 그리움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선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부 주관의 공식 추모행사가 열렸다. 4·16재단이 주최하고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등이 주관한 기억식에는 유가족과 시민, 국회의장, 국회의원 등 2000명 넘는 인파가 몰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경수·김동연·이재명 등 대선 경선 후보 3명과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지만, 국민의힘에선 경선 후보들 없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만 행사장을 찾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 현장에서 안전과 생명 존중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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