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김동우 소방교 신고 접수
예산군 CCTV센터에 도움 요청
위치 파악한 뒤 바로 경찰 출동
10분 만에 구조… 협력체계 결실
“도와주세요….”
희미한 외마디 신고를 접수한 소방공무원의 예리한 위급상황 판단과 소방·경찰·지방자치단체의 신속한 공조시스템 가동이 소중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7일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57분 119종합상황실 상황2팀 김동우 소방교에게 한 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별다른 말 없이 “도와주세요”라는 떨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소방교는 신고자 위치나 현재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했으나 신고 여성은 반복적으로 “도와주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긴급 상황임을 직감한 김 소방교는 즉각 이동통신 기지국을 통해 위치 추적을 실시하고 신고자가 충남 예산군 신례원의 야외 주차장에 있을 것으로 특정했다. 이어 김 소방교는 신고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폐쇄회로(CC)TV를 검색했지만 야외주차장에서는 주차 차량도, 신고자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 소방교의 민첩한 대처는 이후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평소 가상 상황을 설정해 여러 번 훈련하고 숙지한 매뉴얼에 따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예산군 CCTV통합관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김 소방교는 “긴급 구조가 필요해 보이는 신고자가 있다”며 “신고자가 신례원 주차장 인근에 있는 것 같으니 그곳 CCTV 방향을 여러 곳으로 돌려가며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119종합상황실에서는 자치단체 CCTV를 볼 수는 있지만, 조정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뤄진 공조 요청이었다.
예산군 공조로 야외 주차장 인근에서 차량 한 대가 발견됐고, 차량 안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희미한 불빛이 새나오고 있었다. 이에 김 소방교는 신고자에게 차량 비상등을 켜달라고 요청했고, 신고자가 이에 응하면서 정확한 위치가 파악됐다. 김 소방교는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함께 근무 중인 충남경찰청 소속 경찰협력관에게 경찰 출동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협력관은 곧바로 112치안종합상황실을 통해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 현장 확인 출동 명령을 하달했고 순찰 경찰관은 현장에 도착해 차량 문을 열고 신고자를 발견했다. 곧이어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신고자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김 소방교의 신고 접수부터 119 구급대의 신고자 구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
소방 조사 결과, 신고자는 50대 초반의 여성으로 차량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던 중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여성이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정확히 알릴 수 없었던 것은 자해를 시도한 터라 몸을 움직이기도,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충남소방본부와 충남경찰청은 사건·사고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 등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119종합상황실과 112치안종합상황실에 각각 4명의 소방관과 경찰관을 상호 파견해 근무토록 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도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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