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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처럼...피겨 남녀 싱글 간판 차준환-김채연, 하얼빈에서 일본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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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4 08:00:00 수정 : 2025-02-14 01:45:17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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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녀 피겨스케이팅 싱글 각 종목에서 김채연(오른쪽)과 차준환이 각각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

중국 하얼빈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곳이다. 경술국치 1년 전인 1909년. 안중근 의사는 일본 제국의 초대 총리대신이자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게 한 초대 한국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에서 저격해 사살하는 ‘의거’를 단행했다.

 

안중근 의사의 얼이 서린 하얼빈에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 길이 남을 한일전이 연출됐다. 남녀 싱글 간판인 차준환(24·고려대)과 김채연(19·수리고)가 일본 선수들에게 대역전극을 거두며 동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얼빈이 눈부셔 (하얼빈=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피겨 김채연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2.13 pdj6635@yna.co.kr/2025-02-13 18:56:41/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했고, 차준환은 바로 이어진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차준환과 김채연은 유력한 ‘은메달’ 후보였다. 피겨 강국 일본은 평소 아시안게임에는 피겨에 2진급 선수들을 내보내지만, 이번엔 간판 선수들을 파견했다. 남자 싱글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 여자 싱글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사카모토 가오리가 나왔다.

 

하얼빈이 눈부셔 (하얼빈=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피겨 김채연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2.13 pdj6635@yna.co.kr/2025-02-13 18:57:35/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가기야마의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은 310.05점으로 차준환(296.03점)보다 14점 가량 높다. 특히 가기야마는 쇼트프로그램에서 2개, 프리스케이팅에서 4개의 고난도 4회전 점프를 뛴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1개, 프리스케이팅에서 2개를 수행한다. 프로그램 자체의 난도 차이가 크다. 사카모토도 마찬가지다. 개인 최고점 236.09점으로 김채연(208.47점)을 압도했다.

 

경기 흐름은 쇼트 프로그램 때만 해도 예상처럼 흘러갔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인 94.09점을 획득해 1위 가기야마(103.81점)과 9점 이상을 뒤졌다. 가기야마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뒤집을 수 없는 격차였다.

 

김채연도 쇼트 프로그램에서 71.88점으로 사카모토(75.03점)에 3점 가량 뒤진 2위였다. 역전 가능성이 그나마 높았다.

 

(하얼빈(중국)=뉴스1) 이승배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이날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5.2.13/뉴스1

무난하게 은메달 획득에 그칠 것 같았지만, 13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둘 다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김채연은 이날 낮에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치면서 개인 최고점인 219.44점을 마크해 점프 실수를 한 사카모토(211.90점)를 꺾고 우승했다. 이어 열린 남자 싱글에서도 차준환이 281.69점으로 실수를 연발한 가기야마(272.76점)를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날 김채연은 모든 선수 중 뒤에서 두 번째로 뛰었고, 차준환 역시 뒤에서 두 번째 차례에서 연기했다. 여자 싱글 마지막은 사카모토, 남지 싱글 마지막은 가기야마가 뛰었다.

 

완벽했던 연기 (하얼빈=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2025.2.13 pdj6635@yna.co.kr/2025-02-13 22:53:43/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채연과 차준환은 나란히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 도중 금메달 확정 상황을 인지했다. 두 선수의 반응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두 선수는 극적인 우승에도 차분하게 소감을 밝히며 경쟁 선수들을 존중했다.

 

김채연은 “얼떨떨하다. 믿기지 않는다. 사카모토는 정말 잘하는 선수인데 딱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경기 내용에 만족했고, 후회가 없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상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 피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두 선수는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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