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안 주길 다행이네”…난기류로 승객들 다치고 기내식 ‘와르르’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편(KE197편)이 난기류에 휩쓸리면서 승객과 승무원 1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난기류로 기내식 등이 쏟아진 KE197편.  연합뉴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10분 승객 281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항공편은 중국 톈진 공항 인근을 운항하던 중 고도 3만4100피트(10.4㎞) 상공에서 강한 난기류를 맞닥뜨렸다.

이륙한 지 약 1시간30분 지난 시점이었다.

약 15초간 항공기가 급하강하는 과정에서 승객 10여명과 승무원 4명이 목과 허리 등을 다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 않아서 기내에서 응급 처치를 한 뒤 몽골 현지에서 부상자 치료를 했다”며 “병원에 후송될 정도의 부상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항공기는 톈진 공항 주변에 뇌우가 발생하면서 우회 운항 중이었으며, 난기류를 만나기 전 좌석 벨트 착용 사인을 2회 점등하고 기장이 안내방송을 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부상자들이 모두 경상에 그쳤지만, 난기류 직전 기내식 서비스 시점이어서 항공기가 급하강할 때 기내식들이 공중으로 치솟으며 내부가 아수라장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 변화로 난기류의 발생 빈도는 잦아지고 강도는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모두 6246건으로, 전년 동기(3473건)보다 79.8%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장거리 노선의 일반석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난기류로 뜨거운 국물이 쏟아질 경우 화상 등의 사고 발생을 우려한 조치다.

박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