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8월 전대 때 당대표 연임하면
대권 도전 땐 지선 직전 사퇴해야
탄핵 따른 조기 대선 대비도 이유
‘검찰독재’ 명분 윤리규정도 완화
당직자 기소 즉시 직무배제 삭제
본인 사법리스크 ‘셀프’ 해소 논란
李 “당심 반영, 강성 휘둘리기 아냐”
‘원내직 선출 당원표 20%’ 힘 실어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등 비상상황으로 인해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당헌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현행 당헌은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자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로부터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대로라면 대통령 탄핵 등 예기치 못한 사태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경우 당대표의 출마길이 막힐 우려가 있으니 고치겠다는 것이다.
일부 윤리 규정은 ‘검찰독재’를 이유로 삭제를 추진한다. 이재명 대표의 안정적인 당대표직 연임과 대선 출마를 보장하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당내에선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민심과 멀어지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 시안을 작성해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당은 “현행 당헌에선 대통령 궐위 등 국가 비상상황 발생 시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미비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야권이 연일 “탄핵 열차에 시동 걸렸다” “정권 종말” 등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는 와중에 추진되는 당헌 개정이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미 이런 조항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연임론엔 힘을 싣고 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차기 당대표 임기(2년)는 2026년 8월까지다. 차기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는 경우 현행 당헌상 2026년 3월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그때는 전국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이처럼 선거 지휘로 한창 바쁠 때 당 지도부가 교체돼 발생할 혼란을 막기 위해 사퇴 시한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리 규정은 되레 완화한다. 지금은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가 기소와 동시에 정지된다. 그런데 개정안에선 직무정지 조항이 삭제됐다. 이 안대로면 당직자들이 이 대표처럼 재판에 넘겨져도 당직을 유지할 수 있다. 당은 “현행 규정은 ‘깨끗한 정치’를 향한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제정됐으나 정치검찰 독재정권하에서는 부합하지 않다는 당내외 여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부패사건 연루 등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무공천 규정’도 폐지한다. 이 조항은 2015년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비위 사건을 계기로 2021년 치러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그런데 개정안에선 무공천 규정이 완전히 폐지됐다.
당내에선 우려가 앞선다. 한 현역 의원은 “민심보다 당심만 바라보겠단 것으로 보인다. 책임은 오롯이 이 대표 몫이 될 것”이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개원 첫날부터 당혹스럽다. 개정안이 전반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했다.
당심 구애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 및 원내대표 선거 시 당원 의견 20%를 반영하는 당헌·당규 개정은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와 관련,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표결에 당원 전체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 어떻게 일부 강성 목소리에 휘둘리는 게 되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당 관계자는 “지금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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