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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 시작...신나는 물싸움 즐기고 보양식도 즐기는 장흥 물축제 가볼까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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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28 13:14:12 수정 : 2023-07-28 13: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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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  7월29일∼8월6일  열려/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물풍선 20만개 ‘지상 최대의 워터 붐’ 등 다채로운 행사 펼쳐져/갯장어 샤브샤브·장흥삼합·된장물회로 원기회복

 

정남진 장흥 물축제.

사방에서 정신없이 날아오는 물대포와 물풍선. 한 대 맞으면 정신이 혼미하다. 그래도 상관없다. 무더위를 신나게 날려 버릴 수 있으니 기꺼이 물대포를 맞는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이 펼쳐지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콘텐츠가 더해져 인기가 하늘로 치솟는 물축제는 올해도 9일 동안 장흥을 물로 흠뻑 적신다. 물싸움으로 허기진 배는 갯장어 샤브샤브, 장흥삼합, 된장물회로 채울 수 있으니 신나고 맛있는 시간이 기다리는 장흥으로 기꺼이 달려간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축제 가 보셨나요

 

전남 장흥군 대표 축제인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성공적인 지방 축제로 소문이 자자하다. 지난해에만 관광객 58만여명이 다녀가 370억원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6회를 맞는 물축제는 7월29일∼8월6일 탐진강 수변공원과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장인 장흥교 아래 탐진강 수변공원으로 들어서자 수백 개 수직 깃털에 물축제 캐릭터 ‘온비’와 ‘정남진 장흥 물축제’를 새긴 홍보 조형물이 바람에 펄럭거리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수변공원을 관통하며 유유히 흐르는 탐진강 물줄기를 끼고 광활한 공원이 펼쳐져 많은 인파가 몰려도 여유 있게 물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축제는 올해 새로운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초대형 온비 캐릭터 설치와 멀티미디어 그라운드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서울 석촌호수에 등장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러버덕, 벨리곰이나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브라운 반가사유상처럼 높이 10m의 초대형으로 제작될 온비는 축제장의 마스코트이자 포토존이 될 전망이다. 멀티미디어 그라운드에서는 16회를 맞이한 물축제의 역사와 프로그램 정보를 상영한다. 정보 제공뿐 아니라 물멍 때리기, 사랑의 메시지 보내기, 주제영상 상영 등 다채로운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워터락.

게릴라 부대와 물싸움 교전 퍼레이드를 벌이는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가 하이라이트. 올해는 ‘수국통일’을 주제로 펼쳐진다. 29일 오후 1∼2시 장흥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축제장인 장흥교 주차장까지 행진한다. 거리 곳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서 물 폭탄이 떨어지지만 맞는 이들도 싱글벙글 즐겁다. 여기에 매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이 더해진다. 물대포, 물총, 물바가지를 활용해 음악과 함께 한바탕 물싸움이 펼쳐지며 9일간 색다른 콘셉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지상 최대의 워터 붐’은 무려 20만개의 물풍선이 동원된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30일∼8월6일 매일 오후 3시에는 ‘황금물고기 잡기’가 마련된다. 물고기를 잡으면 잡아서 좋고, 못 잡아도 시원한 물놀이가 되니 후회는 없다. 체험 후 잡은 물고기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물고기 구이 존’이 운영되며, 택배 서비스도 제공된다. 또 우든보트, 땅콩보트, 수상 자전거, 카누·카약, 패들보트 등 탐진강을 둥실 떠다니며 여름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갖가지 탈거리도 즐비하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상설 물놀이장과 자율 캠핑장 등도 마련된다. 29∼30일, 8월 4∼5일은 오후 9시부터 물싸움장에서 EDM을 곁들인 신나는 ‘워터 락(樂)’ 풀 파티가 열린다. 31일∼8월3일에는 토크형 콘서트인 ‘별밤 수다(水多)쟁이’가 여름밤의 낭만을 더해 준다. 개막 축하 공연과 정남진 강변음악 축제, 블랙이글스 에어쇼, 장흥 POP 콘서트, 친환경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된장물회.

◆장흥삼합 먹을까 된장물회 먹을까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허기지기 마련. 하지만 장흥에선 걱정할 필요 없다. 손실된 기운을 보충하는 보양식이 즐비해서다. 여름에 역시 시원한 물회가 최고다. 로컬 맛집으로 소문난 장흥읍 신들뫼바다로 들어서자 평일 점심때인데도 만석이다. 인기 메뉴는 된장물회. 상에 가득 차려진 깔끔한 11가지 밑반찬부터 벌써 군침이 돈다. 갈치 새끼인 풀치 조림을 시작으로 토하젓, 참게, 고구마순 조림, 파프리카 오이무침, 묵은지 등으로 구성됐는데 맛없는 반찬이 한 가지도 없으니 물회가 나오기도 전에 순식간에 바닥이 비워진다. 참게는 보통 딱딱하기 마련인데 아주 부드럽게 삭혀 입에서 눈 녹듯 사라진다.

 

신들뫼바다 된장물회 밑반찬.

커다란 양푼 그득 담아 내놓는 된장물회는 비주얼부터 남다르다. 삭힌 열무김치를 듬뿍 넣었고 양파와 깨를 곁들였는데 된장으로 간을 해 부드러운 국물과 삭힌 열무김치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색다른 경험에 동공이 확장된다. 너무 시큼한 고추장 베이스의 보통 물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주인장이 정성 들여 직접 만든 된장과 발효식초만 사용해 건강한 맛을 구현했단다.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준비해 간 김치가 쉬어 버리자 갓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은 데서 유래됐다. 가정에서는 농어 새끼, 돔, 뱀장어 등 싱싱한 생선이면 가리지 않고 넣어 먹었지만 식당에서는 대부분 농어 새끼를 쓴다.

 

갯장어 샤브샤브.  
갯장어 샤브샤브.

갯장어(하모) 샤브샤브는 여름 장흥의 대표 보양식. 광활하게 펼쳐진 득량만을 즐기는 안양면 여다지회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 깨끗하게 손질된 갯장어를 넣자 2∼3초 만에 동그랗게 오므라지며 꽃을 피운다. 주인장은 “너무 익히면 갯장어 뼈가 뻐세지니 살짝 담갔다 바로 꺼내 먹으라”고 귀띔한다. 아, 쫄깃쫄깃한 식감이라니. 갯장어가 이렇게 맛있었나. 밑반찬으로 나오는 묵은지 지짐에 양파 한 조각과 부추를 얹고 살짝 데친 뽀얀 갯장어 살포시 올려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 게 눈 감추듯 사라지는 부드러운 식감의 갯장어회도 별미. 죽은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낙지 연포탕까지 곁들이면 보양식의 끝판왕이다.

갯장어회.

꿈틀거리는 힘 좋은 산낙지 한 마리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 투하, 살짝 데쳐 먹으면 탱글탱글한 식감에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무안 뻘낙지가 유명하지만 사실 장흥 득량만이 생산량 1위로 전국에서 유통되는 낙지 38%가 득량만에서 잡힌다. 이곳은 무산김도 유명한데 산을 쓰지 않는 덕분에 갯벌이 살아 숨 쉬어 맛좋은 낙지가 잘 자란다.

 

장흥삼합.

장흥삼합은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장흥 한우가 어우러진 보양식. 정남진 토요시장엔 장흥삼합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한우의 감칠맛과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 표고버섯의 흙내음과 쫄깃함이 어우러지는 장흥삼합은 여행을 음식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장흥=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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