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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시네마트랩] ‘범죄도시’와 권격 영화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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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16 22:51:50 수정 : 2023-06-16 22: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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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주연의 프랜차이즈 ‘범죄도시3’이 관객 수 10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극장 관객이 부족하고 한국영화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도시3’의 흥행 성공은 희소식이다. ‘감시자들’과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영화 속 형사들은 서민을 대상으로 한 폭행이나 살인, 무장 강도 등 주로 신체와 무기를 이용하는 강력범죄를 다룬다. 형사들은 사건의 단서를 두고 추리하는 두뇌보다는 강력범을 제압하는 신체적 능력을 더 많이 선보인다. 마동석이 보여주는 맨손 격투 장면은 홍콩 무술영화에서 나올 법한 화려한 동작은 아니지만, 정말 그 주먹에 맞으면 엄청 아플 것 같아서 보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보인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쿵후에 기반을 둔 화려한 동작과 스턴트를 선보인 홍콩 액션영화들이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한국 영화계가 홍콩과 합작영화를 많이 제작했다. 사극과 판타지에 입각한 홍콩 무술영화와 한국·홍콩 합작 영화에 한국 무술 전문 배우들이 등장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한국의 액션 영화가 두드러진 고유의 스타일이나 장르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1990년대 말부터 주로 정두홍 무술감독이 주도하는 사실적인 권격 장면들이 돋보이는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나온 한국 권격 액션 영화들은 화려한 동작보다는 마치 진짜로 싸움을 하고 실제로 치고받는 듯한 타격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사실주의적인 작품들이었다. 장르로는 범죄를 저지르는 이가 주인공인 조폭 영화와 범죄인과 싸우는 경찰을 다룬 형사물이 등장했고, 인기 있는 시리즈물이 등장했다. 조폭 코미디인 ‘가문의 영광’ 시리즈나 도덕적인 결함이 있지만 큰 범죄를 저지른 악당을 처단하는 형사 강철중을 내세운 ‘공공의 적’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사실적인 권격 액션이라는 한국적인 특색이 있는 액션 영화의 흐름이 등장했고 마동석의 스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범죄도시’ 시리즈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권총으로 길거리의 사이코패스 악당들을 처단하는 미국 ‘더티 해리’ 시리즈와, 쿵후와 슬랩스틱 액션을 접목한 성룡의 1990년대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와 비견될 만한 형사물 시리즈가 되었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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