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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기 저점’ 시사 지표 증가” 진단한 KDI…경기 반등하나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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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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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가 저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주요 근거로는 반도체 및 대중 수출 감소 폭 완화 등이 제시됐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쇼핑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5개월 만에 경기 반등 가능성 언급한 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월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뒤 5개월 만에 경기 반등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부터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경기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경기가 반등의 시작인 저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KDI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1.2%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제조업 상품의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인 제조업 재고율이 130.4%로 높아지는 등 경기 부진은 여전하다. 그러나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100보다 높으면 호황, 낮으면 불황)는 4월 99.9로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특히 경기 둔화의 핵심 원인인 수출의 감소 폭이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은 지난 4월 41.0%에서 5월 36.2%로 줄었고, 반도체 수출 물량 변동을 나타내는 수출물량지수 감소 폭도 2월 14.5%에서 3월 0.7%, 4월 0.3%로 완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수출 감소 폭 역시 3월 33.1%에서 4월 26.5%, 5월 20.8%로 축소됐다.

 

반면 부진한 수출을 대신해 경기를 떠받치던 소비는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전월 대비 2.3% 감소하는 등 소비 증가세가 다소 약화했다. 다만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8.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서비스업은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고 소비 관련 심리 지수도 회복세를 보였다. 소비자 물가도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3.3%로 전월(3.7%)보다 0.4%포인트 내렸다.

 

KDI는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투자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높은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관련 선행지표의 부진은 향후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상승·경기둔화 여파로 오른 2금융권 연체율…당국, 점검 나서기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연체채권 관리·감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 및 경기둔화 여파로 올해부터 제2금융권 연체율 상승이 도드라짐에 따른 대비 차원의 점검이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가계·기업 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있어 연체율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중반부터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업 등 2금융권 주요 회사에 감독·검사 인력을 파견해 연체채권 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연체율 관리라는 테마를 특정해 업권 전반에 걸쳐 현장 점검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출 규모와 연체율 수준 등을 고려해 저축은행 8곳, 카드사 4곳, 캐피탈사 6곳 등 총 18곳이 1차 점검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단위 조합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인력 한계 등을 고려해 각 상호금융 중앙회와 협력해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연체율 점검은 6월 말 반기 결산 시점을 앞두고 상각·매각을 통해 이달 내 부실 채권을 정리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매각은 금융회사가 보유하던 부실 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 권리를 양도한 형태를,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손실 처리하는 형태를 말한다. 두 경우 모두 해당 채권이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 채권을 손실 처리하는 방식으로 상각하라고 권고한 바 있는데, 이번 점검도 그 연장 선상의 조치로 풀이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반기 말이 다가오고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묵은 채권들을 가지지 말고 상각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차원”이라며 “유의나 주의 같은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권 연체율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상승 폭이 크다. 은행권 대비 규제 수준이 느슨하고 취약 차주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2.42%로 전년 말 대비 0.90%포인트 올랐다. 최근 상호금융 연체율이 1%대를 유지해왔는데 올해 들어 2%대로 올라선 것이다. 최근 부실화 우려 논란이 큰 새마을금고는 빠진 수치다.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3.69%로 전년 말 대비 1.46%포인트나 올랐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다세대‧연립주택 및 상가(61조1000억원, 연체율 4.4%) 등 비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 연체율도 1분기 기준 5.07%로 전년 말 대비 1.66%포인트나 올랐다. 저축은행의 경우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이 6.14%까지 치솟았다. 서민이나 중소기업 등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저축은행 연체율 상승은 그만큼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걸 의미한다.

 

카드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캐피탈사 1.79%, 카드사 1.53%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54%포인트, 0.3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 오는 9월 코로나19 상환유예 여신 상환 개시 등으로 연체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저축은행 사태 시기 등에 비해서는 아직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경기 둔화는 계속되고 있어 서민과 중소기업 등의 대출 부담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변수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연착륙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2금융권 중심으로 높은 건전성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은행권의 경우 연체율 수준은 낮지만 1분기 신규연체 규모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손 비용 상승압력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33%로 전년 말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3.7원)보다 12.2원 내린 1291.5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美 연준 ‘금리 동결 선회’ 기대감에 1200원대로 내려선 원·달러 환율

 

한때 13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두 달여 만에 1200원대로 내려섰다. 환율 동향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행보가 ‘동결’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2원 내린 1291.5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291원대 초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1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환율 하락은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연준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5월28일∼6월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8000건 증가했다. 21개월 만의 최고치로 전문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실업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기 후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연준이 이번 FOMC에서는 ‘물가’보다 ‘경기’에 더 비중을 두고 금리 동결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도드라지고, 반도체 산업 반등 등으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원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의 경우, 4월 말 45bp(1bp=0.01%)를 기록한 이후 차츰 내려가 지난 8일 기준 37.1을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6월 FOMC 회의 예상에 따라 달러화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처럼 금리 동결이 현실화할 경우 달러화의 단기 약세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무게 중심은 1200원대 안착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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