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종교 이해하려는 노력 중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흔히 샤일라(Shayla)라고 불리는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출현해 눈길을 끈다. 질 여사는 “서로 다른 종교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를 방문한 질 여사는 수도 카이로에 있는 알아즈하르(Al-Azhar) 모스크를 찾았다.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모스크는 종교 사원인 동시에 유서 깊은 대학이기도 하다. 오늘날 이슬람 수니파 신학의 총본산으로 통하며 이집트 방문객들 사이에 꼭 들러야 할 관광 명소로 꼽힌다.

다만 여성이 모스크에 들어가려면 샤일라와 같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야 한다. 이는 ‘여성은 머리카락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이슬람 율법 때문이다. 알아즈하르처럼 관광지로 유명한 이슬람 국가들의 모스크 입구에는 외국인 여성한테 샤일라를 빌려주는 대여소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날 짙은 푸른색 원피스를 입은 질 여사는 옷 색깔에 맞춰 하늘색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다. 남녀를 불문하고 모스크 안에서는 신발을 신어선 안 된다. 질 여사도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채로 모스크 내부를 걸어다녔다.
그는 모스크 방문을 마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샤일라를 두르고 신발을 벗은 채 이슬람 성직자 등의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는 사진을 올렸다. 함께 게시한 글에서 “서로 다른 종교를 이해할 때 우리는 공통점을 찾고 또 진리, 사랑, 정의, 치유(힐링)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이슬람 율법과 문화에 대한 존중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질 여사는 “저를 초대해줘 고맙다”며 알아즈하르 모스크 측에 감사의 뜻도 표했다.
현재 질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별도로 혼자 중동·아프리카·유럽 4개국을 순방하는 중이다. 앞서 요르단을 찾은 질 여사는 알 후세인 빈 압둘라 왕세자의 결혼식에 남편을 대신해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집트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아프리카 모로코로 옮겨갈 예정이다. 그 뒤 지중해를 건너 포르투갈을 방문한다.

이번 영부인의 4개국 순방 취지에 대해 백악관은 “여성의 권익을 증진하고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영문학 박사인 질 여사는 남편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커뮤니티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평소 미국 국내는 물론 해외의 어린이·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고 또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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