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등 주담대 증가도 한몫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도 낮아져
3%대 후반 금리 상품 막차 수요 ↑
정기예금 잔액도 11.8조원 급증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이 17개월 만에 늘었다. 은행 금리가 다소 낮아지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로 현재 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3%대 후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의 ‘막차’를 타려는 수요로 예·적금도 증가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전월(677조4691억원) 대비 143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3649억원) 이후 1년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잔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가계에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한 금액보다 은행의 신규 대출 규모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줬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규모는 509조6762억원으로 전월(508조9827억원)보다 6935억원 증가했다. 2월 이후 4개월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증가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크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월 대비 9222억원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3월(1조9014억원), 4월(1조7346억원)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됐다. 개인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2580억원 감소했다.
기준금리가 1월 이후 동결돼 은행권도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아져 대출 규모가 다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연초 이후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는 5.01%로 지난해 9월(4.71%)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도 4월 말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하락세 완화로 주택 수요가 회복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상승세다. 이에 매수 심리가 개선되면서 5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개월 만에 80선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 기간 3조2359억원 늘었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415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모두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상생금융 정책이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다.
5대 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 규모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총수신 잔액 규모는 1895조5696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6876억원 늘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이 기간 11조8088억원, 1조54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증가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크다.
보통예금 등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555조7534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193억원 줄었으나 감소세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4월에는 전달 대비 4조2127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하 예상이 우세해지면서 현재 예·적금 금리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가 있는 데다 일부 정책상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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