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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영업시간 단축에…소비자들 ‘24시간 연중무휴’ 온라인으로 갈아타나

입력 : 2023-03-31 21:01:33 수정 : 2023-03-31 21: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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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밤 쇼핑 vs 낮 마트 쇼핑’ 구도 가속화 전망
이마트 영업시간 조정 안내문. 이마트 제공

 

내달 3일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야간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대거 온라인 커머스로 갈아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업시간이 밤 10시로 단축되면 해당 시간대에 물건을 빠르게 구매할 수 없는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다.

 

온라인 유통사들은 대형마트에서 이탈한 고객을 붙잡기 위해 밤 영업을 강화하는 반면,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낮 피크타임 프로모션을 강화해 온라인 쇼핑객 유인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업계에선 ‘온라인 밤 쇼핑 vs 낮 마트 쇼핑’ 구도의 유통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밤에 마트서 식료품 못 사면? 새벽배송 가능한 온라인 커머스로 고객 몰릴 듯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을 시작으로 이마트는 전국 점포의 영업종료 시간을 종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길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내달 10일부터 킨텍스점, 김포점 등 전국 24개 매장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10시로 단축한다. 롯데마트도 영업시간 단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마트 업계의 잇단 영업시간 단축은 매장 관리 비용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이 올라 심야 시간 영업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대형 마트·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17.65% 늘어난 29조333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451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4.2% 줄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오후 10시 이후 방문 고객 비중은 3%로, 2020년(4.4%)와 비교해 1.4%포인트 하락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은 야간에 점포를 찾는 고객 비중은 줄어든 반면 피크타임 방문 고객은 늘어나면서 단행한 조치”라고 밝혔다.

 

대형마트들이 구체적인 방문객 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밤 10시 이후에 마트를 찾는 방문객 상당수는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 TDI가 티맵 사용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마트 방문객(차량 도착 수)은 이마트(173만6000대)가 1위, 홈플러스(97만3000대), 코스트코 홀세일(71만1000대), 롯데마트(61만3000대) 순이다.

 

이를 토대로 밤 10시 이후 방문객 비중이 3%인 이마트 상황을 계산하면, 영업 단축 조치로 약 한달에 차량 5만대 방문객(5만여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가구당 2명이 마트를 한 차량으로 방문한다고 가정할 때  5만명~10만여명이 빠지게 되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밤 10시에 영업이 종료되면 밤 9~10시 마트를 찾던 고객들도 소폭 줄어들 수 있다”며 “홈플러스를 포함한 롯데 등 대형마트들이 ‘밤 10시 영업 종료’ 정책 도입을 확대할 경우 대형마트에서 이탈하는 고객은 훨씬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트에서 이탈한 고객들은 상당수 ‘24시간 연중무휴’ 온라인 유통 서비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밤 10시~12시대는 온라인 커머스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골든 타임으로 꼽힌다. 배송이 늦은 오픈마켓 쇼핑몰보다는, 저녁 또는 밤 12시까지 주문해 다음날 아침 새벽배송으로 신선식품 등을 받아볼 수 있는 쿠팡, 마켓컬리 등에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쿠팡의 경우 새벽배송 마감(자정) 전인 밤 10시~12시 사이에 저렴하게 새벽배송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타임 딜’,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위해 수백가지 이상 상품을 매일 밤 큰 폭으로 할인 코너를 진행했는데 이번 조치로 해당 시간대 할인 프로모션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다.

컬리 제공

 

◆이마트·롯데, 먹거리 할인 시간 앞당기는 등 소비자 이탈 방어 나서

 

다만 영업시간을 단축한 대형마트들이 피크타임인 오후 2시~6시와 초저녁 시간대에 집중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만큼 대형마트에서 이탈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흡수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는 영업시간 조정 조치로 마트 밤 쇼핑의 백미로 꼽히는 ‘저녁 먹거리 할인’ 시간대를 기존 저녁 8시에서 저녁 7시로 앞당겼다. 홈플러스는 초저녁 6시~8시에 집중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야간 할인 판매를 앞당겨 진행 예정이며 오후 2~6시에도 미리 선할인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마트에서는 피크 타임으로 간주되는 오후 2~6시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프로모션을 강화해 피크타임 매출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낮 시간과 초저녁 마케팅을 강화해 밤 시간대 소비자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 방어에 나서면서 낮과 초저녁은 대형마트가, 밤엔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이 소비자를 유치하는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업시간이 1시간 단축되지만 결과적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24시간 쇼핑과 빠른 배송이 가능한 쿠팡,컬리 등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고객 유입이 늘어나겠지만 밤시간대 이전의 피크타임 고객 공략을 강화할 대형마트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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