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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北 무기·군수품 확보 추진…식량 제공·대표단 파견도 검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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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31 07:34:13 수정 : 2023-03-31 0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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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포함한 군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대가로 식량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미국인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간첩 혐의로 구금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개하며 경고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하는 러시아에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 군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이런 노력의 중심에는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라는 무기 거래상이 있다”면서 “그는 러시아 관리들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와 북한 간의 비밀 무기 계약을 중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백악관 발표에 앞서 슬로바키아 국적의 므크르티체프를 재제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므크르티체프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4종 이상의 북한 무기 및 군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관리들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에 상업용 항공기를 비롯해 원자재, 상품 등을 제공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9000점 이상 중대형 군사 장비의 손실을 봤다”며 “다자 제재와 수출 통제 덕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들을 대체하는 데에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와 같이 개인이 중재하는 무기 거래는 푸틴이 이란과 북한 같은 나라를 군수 공급의 마지막 도피처로 보고 있다는 증명”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대상자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내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 역시 전면 중단된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우리는 또 러시아가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seeking to seed a delegation)는 것과 러시아가 탄약의 대가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offering food in exchange for munitions) 있다는 사실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직접적인 위반”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최근 성명을 주목하며 이를 면밀하게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안에 연루된 개인에 대해서도 계속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북한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군수품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도 계속해서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워싱턴=AP연합뉴스

커비 조정관은 므크르티체프가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에도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가 운송에 적합한 상업용 항공기를 찾기 위해 러시아인과 함께 일한 것이나 북한이 러시아에서 확보하는 데 관심이 있는 물품 리스트를 러시아 관리에게 제공했다는 것 등은 알지만 이것은 별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WSJ 소속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관련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 우리는 또한 러시아 정부가 언론인을 지속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탄압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은 러시아 외무부와 접촉해 게르시코비치에 대한 영사 접견을 요청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이 WSJ와도 직접 소통하고, 미 국무부도 WSJ, 게르시코비치의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인들은 러시아를 여행하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면서 “러시아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은 국무부가 계속 권고하는 대로 즉시 출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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