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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 그림 그린 러시아 소녀 고아원 보내질 위기…아빠는 징역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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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30 14:53:10 수정 : 2023-03-30 14: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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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그림을 그린 13세 소녀 마리야 모스칼료바(오른쪽)와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녀의 부친 알렉세이 모스칼료프.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러시아 소녀가 자국의 전쟁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그림을 그렸다가 강제로 고아원에 보내질 위기에 처해졌다.

 

지난 28일(미국 현지시간) CNN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최근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알렉세이 모스칼료프(54)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장에서 “모스칼료프가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신뢰를 저해하는 문자와 그림을 자신의 SNS 페이지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모스칼료프 씨의 징역형은 그의 딸 마리야 모스칼료바(13)가 학교에서 그린 그림 한 장이 단초가 됐다.

 

마리야는 지난해 4월 학교 미술 수업에서 우크라이나 가족을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을 그리고 그림 위에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이 그림을 본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마리야를 심문한 뒤 모스칼료프 씨를 수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모스칼료프 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내세워 지난해 12월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결국 모스칼료프 씨는 이달부터 가택 연금에 들어갔고, 함께 사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마리아는 국가가 운영하는 보호시설로 보내졌다.

 

하지만 모스칼료프 씨가 탈출해 궐석재판이 이뤄졌고, 마리야는 다른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고아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가택에 연금된 알렉세이 모스칼료프. 예프레모프=AFP연합

 

검열을 피해 운영되는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소타’(SOTA)에 따르면 마리야가 부친에게 보낸 편지에는 큰 하트와 함께 ‘아빠는 나의 영웅’이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인권단체들은 당국의 처분을 비판하며 가족의 재결합을 촉구하는 온라인 캠페인에 들어갔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은 “모스칼료프에 대한 형사처벌 절차는 그의 정치적 견해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당국에 비판적인 이들의 시민사회 활동을 비자발적으로 중단시키고 사회 전체를 겁주려는 게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군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전파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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