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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술력 세계 최고”… 10개 독 모두 채운 일감에 ‘분주’

입력 : 2023-03-26 20:00:00 수정 : 2023-03-26 20: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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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重 조선소 르포

긴 불황의 터널 지나 활기 넘쳐
주문 급증 LNG선박 최고 효자
수주잔량만 155척… 3년 치 일감
길이 300m 배 올라보니 ‘웅장’
황산화물 감소 첨단 설비 갖춰
“앞선 기술에 中 절대 못 따라와”

“세계적인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신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떠다니는 큰 배의 20%~30%는 우리가 만든 배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찾았다. HD현대(현대중공업)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조선소를 언론에 개방했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났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듯 조선소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조선업 슈퍼 사이클을 보여주듯 조선소 내 18개의 안벽(마무리 작업이 진행되는 조선소 내부 부두)과 10개의 독은 모두 찼다.

22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17만4000㎥급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휴식 시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조선소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느라 분주했다. 로프에 몸을 의지해 배 외벽 철판 이음새를 용접하는 한 직원의 팔동작에서 활기가 느껴졌다. 각 공장을 울리는 시끄러운 건조 굉음과 거대한 크레인이 육중한 기자재를 올리는 모습, 곳곳에 퍼져 있는 쇠냄새는 조선소가 부활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이날 조선소 1안벽에 정박해 있던 배는 최근 주문량이 급증한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이었다. 독에서 조립 후 선체를 옮긴 상태에서 선박 설비 공사가 한창이었다. 선박은 길이 300m, 너비 46.4m, 높이 35.5m로 거대했다. 배 높이만 아파트 14층 높이다. 배를 수직으로 세우면 63빌딩(249.6m)보다 50m 더 길다. 이 배에 채울 수 있는 LNG는 17만4000㎥다. 국내 하루 평균 LNG 사용량을 기준으로, 하루와 반나절을 쓸 양이다. 2020년 하반기에 약 2억5000만달러(약 3250억원)에 수주된 이 선박은 현재 87%의 공정을 마쳤다. 상반기 중엔 선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배 위에 올라서니 웅장한 선체가 실감났다.

 

선박 외부에 임시로 설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제야 높이가 실감됐다. 이 거대한 배가 망망대해를 가로지른다니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 선박 하단부에는 천연가스와 벙커C유를 번갈아 태우는 이중연료 엔진 2기가 탑재돼 있다. 높이 16m, 폭 18m의 이 대형엔진은 2만2000마력이다. 친환경 설비인 황산화물 저감장치(Scrubber),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갖췄다.

 

선박 내 최첨단 설비도 돋보였다. 배의 심장인 브리지에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스마트십 솔루션’(ISS) 기술이 장착돼 있다. 통상 배 승선 인원은 30~35명, ISS 적용으로 비교적 적은 선원으로 안전 운항이 가능하다고 한다. LNG선의 ‘정점’인 화물창은 총 4개로, LNG를 영하 162도로 유지·보관할 수 있다.

 

기술 첨단화를 통해 선박 연료 효율성도 개선했다. 이만수 현대중공업 책임매니저는 “일반적인 배의 하루 연료비는 1억원가량인데, 이 배에 연료비를 10~15%가량 절감할 장치를 설치했다”고 했다.

 

고부가가치선으로 꼽히는 LNG선은 LNG연료 수요 증가로 요즘 조선소에선 효자 물량이다. 현대중공업의 LNG선박 수주 비율도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 155척 가운데 LNG선박은 53척으로 약 30%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3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 책임매니저는 “중국이 선박 수주에서 1위일 때도 있었지만 기술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벌크선에 집중돼 있다”며 “우리는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규약 부분을 고려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따라오기 어렵다”고 장담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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