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사자 ‘롤 콜’ 이례적
논란 종식하고 예우 격상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천안함 55용사의 이름을 한 명씩 차례로 부르며 추모하는 ‘롤 콜(Roll Call)’을 할 예정이다. 천안함 용사에 대한 대통령의 롤 콜은 이례적으로, 추모 의미를 격상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공개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천안함에서 산화한 용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는 롤 콜을 한다”며 “대통령이 (천안함 용사들에 대해) 롤 콜을 한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모 메시지에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 언급하며 천안함 논란을 종식하고 전사자에 대한 예우의 격을 높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만나며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고 말해왔다. 대통령으로서 ‘북한 소행’이라는 공식 메시지를 내는 건 처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두 차례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기념식에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천안함 폭침이 누구의 소행인가’라고 묻자 “정부 공식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천안함 장병과 유가족 20여명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윤 여사도 함께 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올해 기념식은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서해 수호 55용사의 유족, 정부 주요 인사, 군 주요 직위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추모 공연에서는 서해를 지켜낸 참전 장병의 인터뷰와 함께 이번 신학기에 새 출발을 맞이한 서해 수호 영웅의 자녀들이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기억하고 각오를 밝히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참석자들은 기념식에 앞서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및 천안함 피격 전사자 묘역, 천안함 수색 작전 도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 묘역 등을 참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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