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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21일 상륙… 갤럭시 장악 생태계 바꾸나

관련이슈 이슈팀

입력 : 2023-03-20 14:52:55 수정 : 2023-03-20 14: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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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가 장악한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이 출사표를 던졌다.

 

해외에선 2014년 첫선 보인 애플페이가 21일 비로소 국내에 상륙한다. 특히 애플은 이번 애플페이 국내 출시와 함께 최신기기인 아이폰14 공시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며 국내 점유율 확대에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일각에선 애플페이에 필수적인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도 안 되는 상황에서 아직 애플페이 성공을 담보하긴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시작일이 21일로 정해진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설치된 카드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있다. 뉴시스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 승부수 띄운 애플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양강체제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은 22%, 애플은 19%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사장은 다르다.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의 경우 지난 4분기 기준 삼성이 63%, 애플이 34%를 기록하며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이런 큰 격차에 기여한 핵심 기능 중 하나가 현재 국내 대부분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했던 삼성페이다.

 

그래서 애플과 현대카드는 이번 애플페이 상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페이를 통한 수익 외에도 애플 입장에선 국내 점유율 확대를, 현대카드 입장에선 애플에 충성도가 높은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MZ) 세대를 가입자로 확보할 수 있다. 

 

이미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사업 성공으로 지난해 가입자수 1135만2000명, 업계 3위로 올라선 현대카드는 이번 애플페이를 통해 가입자수 확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애플 제품 충성도가 높은 MZ세대를 한꺼번에 끌어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이번 애플페이의 상륙과 함께 아이폰14 공시지원금 확대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현재 SK텔레콤은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지원금을 30만원 이상 올려 최대 46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폰14 출시 이후 첫 인상이다. LG유플러스는 최대 4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지금까지 애플페이는 총 63개국, 특히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이미 서비스가 상용화됐지만 유독 한국에선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애플페이가 고집해온 NFC(근거리 무선 통신) 단말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대당 15만원이 넘는 NFC 단말기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고, NFC 단말기 사용에 대한 수수료마저 지급해야 한다. 결국 카드사나 가맹점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을 저울질하던 시기 발 빠르게 모바일 결제시장을 장악했다. 2015년 등장한 삼성페이는 기존 가맹점에 깔렸던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단말기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상당 부분 활용했다. 그 결과 현재 삼성페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간편 결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삼성페이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런 상황에서 이번 애플페이가 국내 진출하는건 현대카드 구애가 상당 부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현대카드는 꾸준히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해 왔다.

 

◆NFC단말기 보급률이 열쇠, 높은 수수료는 부담

 

하지만 애플페이 성공은 아직 ‘미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 이야기다.

 

통신업계 한 고위직 임원은 “애플페이 성공을 아직 담보하긴 이르다”며 “향후 카드사에 부과되는 높은 수수료와 가맹점 확대가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지금까지 제휴은행이나 카드사에 애플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결제 건당 일정액을 부과하는 정책을 써왔다. 미국에선 현재 0.15%, 러시아의 경우 0.12%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애플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애플페이 수수료만 지난해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애플페이 파트너가 된 현대카드에 이런 수수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NFC 결제 규격에 국제표준인 EMV 비접촉 결제 기술을 사용하려면 추가로 약 1%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최근 경쟁으로 인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애플페이와 제휴가 불안한 이유다.

 

또 한가지 쟁점은 가맹점 모집이다. 현재 애플페이가 가능한 매장은 전국 주요 편의점과 대형 커피 전문점, 일부 대형마트 등에 한정돼있다. 즉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한 사실상 대부분 가맹점을 사용처로 확보한 삼성페이에 비해 턱없이 적은 가맹점 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NFC 단말기는 한 대당 비용이 10만~15만원 수준이다. 전국 280만개 가맹점에 단말기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수수료 문제에 가맹점 확대를 위한 NFC 단말기 구매 지원금 등이 투입될 경우 오히려 손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많은 카드사가 한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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