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여성 “절친 지방 결혼식에 불참… 축의금 주려다 손절 당해” 왜?

세계일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쓴이 “‘임신 9개월·경제적 부담 이유로 못 간다, 축의금 보내겠다‘ 전했는데, 친구는 ‘임신해서 결혼식 불참, 살다가 처음 들어. 십몇년이 아깝다'며 차단” 주장
누리꾼들 “언젠간 끊어질 인연, 신경 쓰지 마라”…친구 성토·글쓴이 위로

임신 9개월째 여성이 부산에서 결혼한다는 절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이 어려워 축의금만 보내려다가 친구로부터 절교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친구는 여성으로부터 ‘임신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참석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받자 “임신했다고 결혼식 못 오겠다는 소리는 살다 살다 처음 듣는다. 십몇년의 세월이 아깝다”면서 여성을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끊어질 인연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강 챙겨라”라며 한 목소리로 친구를 성토하고, 임신한 여성을 위로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 불참했다가 손절당했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5일 오전 기준 조회수 약 30만 회, 추천 1646개를 받는 등 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제가 (친구들보다) 먼저 결혼했는데 결혼식은 안 올렸다. 솔직히 여윳돈이 많지 않았고,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친구들에게 ‘돈 없어서 결혼식 못 올리니 축의금도 필요 없다. 그냥 진심으로 축하만 해줘라. 그래도 일단 결혼은 하는 거라서 알리는 거다’라고 연락을 돌렸다”라며 “그런데 그중 알고 지낸 지 10년 됐던 B라는 친구가 ‘그래도 피로연이라도 열고 저렴한 뷔페라도 잡아야 내가 축의 하지 않겠냐. 밥도 못 얻어먹는데 축의 하긴 좀 그렇다’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축의 안 해도 된다는 거 진심이다. 혹시 불편할까 봐 내가 먼저 말 꺼낸 거다. 빈말 아니라 진짜 축의 필요 없고 계좌번호도 안 알려줄 거니까 축의 하고 싶어도 아무도 못 한다. 그냥 축하만 해줘라’라고 답장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A씨는 신혼 때 잠깐 힘든 시기를 지나 일이 잘 풀려 돈에 크게 아쉽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수준이 됐다. 그 사이 결혼한 친구들이 많았고, A씨는 축의를 못 받았어도 친구들에게 축의금을 10만원씩 전했다.

특히 A씨가 결혼 소식을 알렸을 당시 축의금을 안 받겠다고 하는데도 꾸역꾸역 A씨 가방이며 주머니에 축의금 넣고 도망간 친구들이 결혼할 때는 30만~50만원씩의 축의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그 마음이 고맙고 식사 대접도 못 했는데 챙겨준 게 미안한 마음에 (크게 축의금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씨의 결혼이 문제였다. 부산으로 이사 간 B씨는 며칠 전 결혼 소식을 알리며 A씨에게 모바일 청첩장을 보냈다. 결혼식장은 부산이었다.

A씨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임신 9개월 차여서 참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금 당장 출산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서 부산 결혼식에 참석하려면 남편과 함께 가야 하는데, 두명 왕복 KTX 비용에 숙박비까지 하면 돈이 꽤 든다”며 “나도 (축의) 받은 것도 없고, 내심 축의를 바란 게 아니라서 ‘필요없다’고도 했는데 (B가) ‘밥도 안 사고 축의를 바라냐’는 식의 말을 한 게 서운했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A씨는 B씨의 결혼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그는 “B에게 ‘몸이 무거워서 혼자 가기도 힘들고 첫 임신이라 장거리 이동이 겁나고, 경제적으로도 조금 부담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정말 미안하지만 축의만 하고 나중에 아기 낳고 몸 좀 풀면 아이 맡기고 나 혼가 부산 가서 밥 사겠다’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자 B는 ‘임신했다고 결혼식 못 오겠다는 소리는 살다 살다 처음 듣는다. 십몇년의 세월이 아깝다. 다른 친구한테 (축의금) 50만원 했다는 거 들었다. 그럴 돈으로 KTX 비용하고 남편이랑 둘이 와서 축의금 10만원만 해도 차별이라는 생각 안 하고, 고맙다고 생각했을 거다’라고 말했다”라 분노했다.

A씨는 “제가 (축의금) 50만원 보낸 친구는 저한테 30만원을 줬다. 계좌번호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예전에 알려준 계좌번호로 (축의금을) 줬던 친구라 받은 액수 그대로 돌려주고 거기에 결혼식 참석하면서 제가 먹은 식대 얹은 거라서 사실 그렇게 크게 마음 얹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미 B는 저를 차단한 것 같다.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B가 나에 대해) ‘돈 아까워서 결혼식 참석 안 한다고 했다. 결혼식이 친구 거르기 좋다더니 역시나다. 차라리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더라”라며 “이래저래 생각이 어지럽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끊어질 인연이다”라며 B씨를 한 목소리로 성토하며 A씨를 위로했다.

이들은 ‘임신 9개월이면 절친이어도 못 오는 거 그러려니 하겠구만 친구 심보가 영’, ‘알아서 떨어져 나가 준다니 잘됐다고 생각해라’, ‘돈 받아먹을 거 다 받아먹고 본색 드러낸 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냐. 지 혼자 발작하고 떨어져 나갔으니...’, ‘손절당하는 게 차라리 낫다. 저런 걸 뭣하러 아직까지 친구로 뒀나. 이렇게 해서 편하게 버려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