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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서 잠자던 주취자, 일어나다 ‘꽝’…가족은 경찰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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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07 13:50:57 수정 : 2023-02-07 14: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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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소재’ 두고 경찰 내부서 시끌

최근 경찰의 주취자 대응 논란 사건이 잇따라 불거진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도 주취자 대응을 두고 보호조치 논란이 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책임 소재’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시끌하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주취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를 통해 창원중부경찰서 신월지구대로 인계된 A(30대)씨가 지구대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던 중 일어나다가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사진=뉴시스

당시 근무 중이던 지구대 경찰관이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119대원은 A씨 머리 상처를 치료하고 상태를 확인한 후 병원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복귀했다.

 

경찰은 지구대에 왔을 당시 A씨 휴대전화를 발견하지 못했다가 주머니를 뒤져 스마트워치를 발견해 가족에게 연락했다.

 

경찰은 A씨를 데리러 온 가족에게 신고 경위, 보호 당시 만취했지만 A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틀 뒤 지구대를 찾아온 A씨 가족에게서 ‘A씨가 두개골 골절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 가족은 연락이 늦었던 점,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A씨를 병원으로 옮기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지구대 경찰관과 현장 출동 구급대원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 관련해 ‘경찰의 책임 소재’를 두고 경찰 내부망이 시끌시끌하다.

 

경찰관 A씨는 “언제까지 현장 경찰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불이익을 받아야 하냐”라며 “현장 경찰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경찰관 B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에 떠넘기려는 사회적 분위기, 정말 큰 일”이라며 “앞으로 누가 경찰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찰관 C씨는 “내 근무일 때 이런 일 터지지 말라고 기도하면서 근무하는 수밖에 없나”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볼멘소리가 크다.

 

한 지구대 경찰관은 “가정폭력 신고부터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신고에 스토킹 신고 등 현장에서 명료하게 신고 건을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에게 책임만 지우고 있어 갑갑하다. ‘나에게도 언젠가는 터질 일’이라고 생각하니 근무 날이 되면 심장이 쿵쿵거린다”고 토로했다.

 

이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대한민국은 18시 이후에는 사실상 경찰만 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기회에 대응 논란만 부추기지 말고 적극 공론화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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