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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장관, 신성불가침으로 여겨”… 역풍 우려에도 ‘이상민 탄핵안’ 강행한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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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김현우·김병관·이현미·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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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예방·대응 의무 소홀” 명시
가결 땐 헌재 판결까지 직무정지
대통령실 “헌법 위반했나 의문”

민주당, ‘이상민 탄핵안’ 당론 채택·발의 배경은
지난주 의총서 제동 나흘만에 매듭
박홍근 “결과 예단해 좌고우면 안돼”
“탄핵 혼란 작아” 내부 판단도 작용
일부선 ‘이재명 방탄 꼬리표’ 우려도
與 “李 정치적 탄핵이 먼저” 꼬집어

탄핵 소추 절차는 어떻게
본회의 보고후 72시간내 무기명표결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국회 통과 가능

與 김도읍 의원 탄핵소추위원 맡아
심문에서 적극적 역할 기대 어려워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이 6일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추진된다.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헌법재판소 심판 때까지 이 장관 권한은 정지된다.

 

이날 야 3당이 접수한 탄핵소추안을 보면 재난 예방·대응과 관련한 헌법·법률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이 이 장관 탄핵 사유로 적시됐다. 구체적으로 이 장관이 재난·안전 관리 사무를 총괄·조정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이태원 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재난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앙대책본부를 바로 가동하지 않는 등 재난안전법이 규정한 행안부 장관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유가족에 대한 이 장관의 2차 가해성 발언, 국정조사장에서 한 위증도 탄핵 사유에 포함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보고를 거쳐,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야 3당은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예정된 8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원내 과반인 169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헌정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 사례로 기록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159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정부는 그 누구도 책임 있게 사과하거나 물러나지 않았다”며 “국정조사도, 경찰 수사 발표도 끝난 상황에서 이 장관이 책임질 일만 남았지만, 대통령과 검찰, 정부·여당은 이 장관을 치외법권,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는 듯하다. 이제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헌정사상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 있을 때 하는 것인데, 이 장관이 어떤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론’이라는 족쇄를 채워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킨다면 정치를 희화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자진 사퇴에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장관 파면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장관도, 대통령도 듣지 않아서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계기로 여야 대치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탄핵 여론 높다’ 판단한 野… 역풍 우려에도 ‘對與 공세’ 고삐

 

“국민들은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따지지 말고 다수당이 할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6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예단해 좌고우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둘러싼 당내 회의론에 대해 ‘국민의 뜻’을 들어 반박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결과를 예단해 좌고우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안건으로 논의했지만 의원들 사이 이견이 커 제동이 걸린 지 나흘 만에 ‘칼’을 뽑아든 것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헌법재판소에서 이 장관 탄핵이 기각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정부에 이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결국 결정이 헌재로 가는 터라 불확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의원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런 이견에도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밀어붙인 건 결국 이 장관 탄핵에 동의하는 국민 여론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주와 이번주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며 “지난주 대비 중도층에서 (이 장관의) 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포인트 더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탄핵 가능성 또한 낮지 않다는 내부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장관의 경우 파면 결정에 따른 영향이 대통령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법 위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더라도 파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참사 대책본부 참사수습단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발의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은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뉴스1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참사수습단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이날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파면 이후) 국정 공백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리가 나왔다”며 “장관의 경우는 차관이 있다. 장관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사실상 정치적 책임에 따라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탄핵 결정에 따라 발생하는 혼란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여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쥐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이번 탄핵 추진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초 ‘난방비 폭탄’ 등 민생 이슈 제기로 가져온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도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차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6년여 만의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연일 강공이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이 장관 탄핵 추진에도 ‘이재명 방탄 꼬리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같은 당 소속 재선 의원도 “탄핵 추진이 방탄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반대 의견을 냈다”며 “당 지도부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탄핵 추진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결국 방탄 프레임이 씌워질 것”이라며 “이 장관 탄핵 추진을 민생과 연결지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또한 이 장관 탄핵 추진이 ‘방탄용’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찰 공소장 여기저기에 이재명 대표의 범죄 사실과 법 위반 사항이 즐비하다”며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탄핵하는 게 먼저”라고 꼬집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기어이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가더니, ‘탄핵’과 ‘특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민주당 내 비판 목소리마저 묵살됐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사당화가 완성됐다”고 비판했다.

◆장관 탄핵안 통과땐 헌정사 처음… 헌재서 최종 인용 여부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함에 따라 이 장관 직무정지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의석(169석)만으로도 탄핵안의 처리가 가능해서다. 이 경우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다만 탄핵 소추위원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라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달갑지 않은 요인이다. 여기에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난관이다. 헌법 65조는 국회의 장관 등 국무위원 탄핵 소추 의결 요건을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로 정하고 있다. 탄핵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이 발의할 수 있다. 탄핵안의 국회 처리 절차는 국회법 130조에 따른다. 발의된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무기명)에 부친다. 재적 과반수(150명) 의원이 찬성할 경우 탄핵안은 가결되며 이 장관의 직무는 헌재 결정이 나기 전까지 정지된다.

 

이어 소추위원인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장한테 전달받은 탄핵소추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함으로써 탄핵심판을 정식으로 청구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사실상 공이 국회에서 헌재로 넘어가게 되며, 이 장관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도 헌재가 된다.

 

헌재의 선택지는 각하, 기각, 인용 등 세 가지다. 헌재는 청구 또는 소송이 부적법하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각하 결정을 내리고 심리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대의기관인 국회가 청구한 탄핵심판이어서 각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판관 9인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 심리로 탄핵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탄핵심판은 구두변론이 원칙인 만큼 이 장관은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재판부에 의견을 밝힐 수 있다. 다만 이 장관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당사자 없이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인용되며, 이 장관은 파면된다.

김도읍 법사위원장. 연합뉴스

민주당이 염려하는 부분은 탄핵 소추위원이 김도읍 위원장이란 점이다. 소추위원은 형사사건으로 치면 검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번 탄핵안의 경우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어 향후 탄핵심판에서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으로서 헌재에 출석해 박 전 대통령 파면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야 모두 탄핵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간 국회에 발의된 탄핵안은 15건(중복 안건은 1건으로 집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임성근 전 부장판사 등 3명이 국회에서 가결됐으며, 이 중 박 전 대통령 탄핵안만 헌재에서 인용됐다. 장관 등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사례는 아직 없다.

 

한편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행안부 차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관급의 실세형 인사를 기용해 이 장관의 공백을 메우고, 탄핵안 국회 가결로 흔들릴 수 있는 행안부 조직을 안정시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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