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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사는 딸 수치스러워” 아버지 손에 살해된 이라크 女유튜버

입력 : 2023-02-05 05:00:00 수정 : 2023-02-07 23: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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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귀국한 딸 납치한 父 자는 사이 살해

현지선 “정부가 뒷짐” 여성 ‘명예살인’ 규탄 목소리 커져
아버지에게 ‘명예살인’ 당한 이라크 출신 유튜버 티바 알-알리(22·앞)와 그의 약혼자. 유튜브 갈무리. 연합뉴스

 

이라크 출신의 유명 여성 유튜버가 아버지 손에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출신의 티바 알-알리(22)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1월31일 아버지의 손에 숨진 사실을 전했다.

 

알리는 지난 2017년 가족과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갔다가 고국인 이라크에 돌아가지 않고 홀로 튀르키예에 정착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1만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특히 최근 시리아 출신 남성과 결혼도 앞둔 상황이었다.

 

알리는 지난달 열린 ‘아라비안 걸프 컵(Arabian Gulf Cup)’에 출전한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라크를 다시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가 귀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이 그를 납치해 이라크 남부 디와니야에 있는 본가로 데려갔다.

 

이후 딸이 홀로 타국 살이 하는 것에 불만을 품어온 그의 아버지가 딸이 잠든 틈을 타 살해했다.

 

알리의 아버지는 범행 후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수치스러움을 씻어내기 위해 딸을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외신에 의해 전해졌다.

 

이라크 여성 인권 운동가인 하나 에드와르는 AFP 통신에 “알리가 이라크를 떠난 건 남자 형제에게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라크인권관측소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알리의 죽음 후 이라크 사회에선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악습인 ‘명예 살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5일 알리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라크 정치인인 알라 탈라바니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라크 여성이 ‘후진적 관습의 인질’이 됐다고 규탄하며, 빈번한 가정폭력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법적 제재의 부재를 맹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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