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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등기부 떼요”… 전세사기 ‘바지임대인’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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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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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신축 오피스텔에 들어간 A(30)씨에겐 입주 후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매달 1일 자신이 거주하는 호수의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집주인이 바뀌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집주인이 바뀌면 전세보증보험사에 이를 알려야 하는데, 현재는 직접 등기부등본을 떼보지 않으면 세입자가 이를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세입자가 바뀐 뒤 일정 기간 내에 전세보증보험사에 이를 알리지 않으면 보험 효력이 상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만히 앉아 있다 보험에 가입하고도 전세금을 못 받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매달 등기부등본을 떼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전셋집에 입주한 A씨의 ‘웃픈’ 습관이 사라질 수 있을까.

 

임대인이 바뀔 시 임차인에게 이를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최근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떼이는 세입자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 핵심은 집 주인이 세입자가 사는 집을 팔고자 할 때 세입자에게 매매계약 체결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을 유지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게 매수자의 국세 및 지방세 완납증명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세입자가 매수자를 믿지 못해 계약을 끊길 원할 땐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임대인 변경으로 인한 전세사기 유형은 신축 오피스텔·빌라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건설사는 통상 신축 오피스텔·빌라를 분양할 때 세입자를 낀 조건부 계약을 수분양자와 맺는데, 이 과정에서 수분양자는 사실상 무자본으로 집을 사들인다. 세입자가 내게 될 전세금으로 매매금을 충당하는 셈이다. 이후 전세를 놓고, ‘바지임대인’으로 불리는 명의대여자에게 매매금보다 조금 비싸게 집을 팔고 나가면 끝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가 떠안는다.

 

온라인에도 이 같은 일에 당했다며 구제 방법을 묻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1억9000만원에 진행했는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주인이 바뀐 걸 알게 됐다”며 “현 임대인이 연락두절 및 강제경매집행 대기 상태”라고 푸념했다. 그는 “임대인 변경 여부도 보증보험을 가입하려다가 알게 됐고, 현 임대인 측에서 매매계약서 사본을 줄 수 없다고 해 보증보험도 가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심 의원은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후 주택을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자에게 양도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만료 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거나 주택 양수인의 세금 체납으로 인해 주택이 경매·공매돼 보증금을 떼이는 유형의 전세사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심 의원은 “이는 현행법상 임차주택 매매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매매사실을 통지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라며 “임차인은 임대인 변경사실을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에 이르러서야 알게 되어 적절한 법적 대응 시점을 놓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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