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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혼자 가겠다”했는데 의원 20명 현장에…진영 공방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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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8 17:29:03 수정 : 2023-01-28 17: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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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대장동 사업 관련 검찰 출석과 관련해 “변호인 1명만 대동할 것”이라 했지만, 이 대표의 ‘오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고 현장을 찾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은 20명 가까이 됐다.

 

◆“이리 떼 속 들어가신다” 엄호 의원, 지난번의 절반 수준

 

이날 서울 중앙지검을 찾은 사람은 천준호 의원과 대변인인 박성준·임오경 의원, 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영교 최고위원, 강준현·김남국·문정복·양이원영·전용기·주철현·진성준·황운하 의원 등이었다.

 

지난 성남지청 출석 때 40여명의 의원이 이 대표를 에워쌌던 풍경과 대조될 만큼 줄었다. 당시 불거졌던 사당화 논란을 차단하고, 검찰과 홀로 의연히 맞서는 이 대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현장에 온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이리 떼 속으로 혼자 들어가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왔다”며 “어려운 길, 가시밭길을 가시는 걸 같이 지켜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이 대표는 이날 A4용지 33쪽 짜리 진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검사 질문에 답변을 갈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진술을 거부하며 조사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며, 자정 전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심야 조사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의 개입·승인 여부를 확인하고자 검찰은 100장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다. 이 대표가 민간사업자들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대장동 수익 24.5%를 나눠 갖기로 약속받았다는 의혹, 측근을 통해 민간업자로부터 선거 자금 등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과 진술 거부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여당이 경제와 민생 등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제쳐두고, 야당 공격만 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은 무너지는 경제와 민생에 절망하고 있는데 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운 게 그렇게 뿌듯한가”라며 “민주화 이후 이렇게 비정한 정권은 없었다. 이렇게 뻔뻔한 여당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변호인만 대동하고 조용히 검찰에 출석하겠다더니 '처럼회'를 동원해 '방탄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했다”며 “굳이 토요일 10시 30분을 고집한 것은 성대한 출정식을 위한 치밀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때문에 검찰청이 토요일에 굳이 안 해도 될 난방을 하게 생겼다. 난방비가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무고한 자라면 검찰의 심문이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진술 거부는 범죄자의 두려움으로밖에 해석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지자들 “정치검찰 타도” 외침에 맞불집회 “이재명 구속!”

 

정치권의 공방 못지않게 시민들 간에도 지지 세력을 대변하는 외침으로 대립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중앙지검이 있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7번 출구 일대에 몰려들었다. 아침부터 파란색 풍선을 들고 나타난 이들은 민주시민촛불연대를 중심으로 중앙지검 서문 일대에 부스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응원집회에 나섰다.

 

지지 모임 자원봉사자들은 집회 참여자에게 ‘정치검찰 타도하자’, ‘이재명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이재명이다’가 적힌 플래카드와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며 응원을 독려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어린 딸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지지자부터, 20대 여성, 50대 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었다. 

 

지지자들은 북을 치거나 플래카드를 흔들며 “정치검찰 타도하자”를 외쳤다.

 

서울에 사는 이보영(54)씨는 오전 7시 30분 집회 현장에 도착했다며 "(이 대표) 차라리 잘 나왔다. 오늘을 끝으로 이제 나올 일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같은 시간, 도로 반대편인 대검찰청 동문 일대에는 대한민국애국순찰팀과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가 맞불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크레인에 15m 높이의 스피커를 매달고 “이재명 구속”, “한동훈 법무부장관 파이팅”을 반복해서 외쳤다. 

 

오전 10시 20분 이 대표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맞불 집회 열기는 한층 가열됐다. 중앙지검 서문 앞 인도에는 지지자들이 밀집해 사람 한 명이 겨우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혼잡을 빚었다. 

 

이 대표 출석 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던 맞불 집회는 점심시간 이후 오후 1시 30분을 기점으로 다시 분위기가 가열됐다. 대검찰청쪽에 있던 이 대표 규탄 모임에서 “개딸들아”라며 도발하자 반대편 이 대표 지지 모임에서도 욕설이 나오며 고성이 오갔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2시까지 양쪽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정지혜·이예림·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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