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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영화계 거장 ‘성폭력 폭로’ 여배우, 극단 선택…열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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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8 09:45:09 수정 : 2023-01-28 0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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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 감독, 성관계 강요” 주장 여배우, 올해 초 사망
소노 감독, 잇따른 ‘미투’ 폭로에도 여전히 관련 혐의 부인
일본 영화감독 소노 시온. 연합뉴스

 

일본 영화계의 거장 소노 시온(61) 감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가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여배우는 이 같은 폭로 이후 수많은 악플을 받는 등 2차 가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노 시온 감독은 잇따른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고발) 폭로에도 여전히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 주간 ‘슈칸분슌’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노 감독의 성범죄 사실을 고발한 여성 배우 A 씨가 올해 초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일본 주간지 ‘주간여성 프라임’은 소노 감독이 여배우들에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영화계 관계자들과 피해 연예인의 익명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소노 감독은 여배우 A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성행위를 강요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소노 감독은 자신의 이전 작품에 나왔던 다른 여배우를 부른 뒤 A씨 앞에서 성관계를 가지는 충격적인 행위를 벌였다. 또 놀란 A씨를 조감독이 데리고 나왔으나 조감독마저 그를 러브호텔에 데리고 들어가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 외 다른 여배우들도 소노 시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화 관계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배우 마츠자키 유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슈칸분슌의 기사를 언급하며 “이것은 소노의 통상적인 범행 수법이다, 수십 명의 희생자가 있다”면서 “소노 시온은 젊은 여배우들을 먹잇감을 삼아 자신의 영화의 배역으로 그들을 유인하는 성적인 약탈자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라고 폭로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의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와 TV 방송사 종사자 중 이런 약탈 행위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 같은 성폭력이 일본 미디어 업계에서 만연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 영화계 내부에서는 큰 파장이 일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이 결성한 ‘영화감독유지회’가 “영화감독이라는 미명 아래 행하는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소노 감독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주위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민폐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정리해서 다시 입장을 발표하겠다. 대리인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소노 감독은 잇따른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고발) 폭로에도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폭로자가 자살하자 일본은 충격에 휩싸였다고 한다. A씨는 폭로 이후 수많은 악플을 받는 등 2차 가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노 감독은 17살에 ‘한밤중의 살의’라는 작품을 통해 시인으로 문학계에 먼저 등단했다. ‘천재 시인’으로 통하는 그는 1985년 단편 다큐멘터리 ‘나는 소노 시온이다!’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200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왔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영화 ‘러브 익스포저’(2008)를 통해 유명해졌으며, ‘두더지’(2013)가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국제적인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 ‘지옥이 뭐가 나빠’(2014), ‘도쿄 트라이브’(2015), ‘신주쿠 스완’(2015), ‘러브 앤 피스’(2016) 등이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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