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해당 스티커 볼 새 없어…응급실도 검사 거친 뒤 수혈”
최근 자녀의 혈액형 정보 스티커를 뒷유리에 붙인 차량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교통사고 등 긴급 상황이 닥쳤을 때 바르게 응급조치를 해달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스티커가 실제 긴급 상황에 놓였을 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이 스티커를 쳐다볼 겨를이 없는 데다 응급실에서 대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수혈하지 않고 무조건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이 스티커는 그냥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랑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 뒤에 <우리 아이 혈액형은 A+입니다> 이런 스티커가 사고 나서 긴급 수혈할 때 도움이 되나요?’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 퍼지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간호사 출신 유튜버 ‘옆집 간호사 구슬언니’의 채널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이 담겼다. 구슬언니는 대학병원에서 14년간 응급전문간호사로 활동한 경력을 가진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구슬언니는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우리 아이 혈액형은? 주사 맞을 때 바지를?? 병원의 비밀’이라는 영상에서 자녀의 혈액형 정보 스티커에 대해 “단순히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와 다를 바 없다”면서 실제 사고 현장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슬언니는 “사고가 났을 때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해 오는데, 대원이 그 스티커를 쳐다볼 겨를이 없다”라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촌각을 다퉈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위급상황에서 구급대원이 다친 사람을 두고 차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구급대원이 혈액형 정보 스티커를 발견했다고 해도 응급실에서는 ‘차 뒤에 혈액형이 A+라고 적혀있었다’는 대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수혈할 리가 없다”라며 “병원에서는 정신이 온전한 환자가 직접 자신의 혈액형 정보를 밝히더라도 그 말을 듣고 바로 수혈을 하는 일은 절대 없다. 무조건 검사를 거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구슬언니는 ‘스티커가 상술이었네’라는 구독자의 말에 “그렇다. 상술이 맞다”며 동조했다.
이에 대해 방송을 본 다른 간호사 누리꾼은 ‘맞는 말이다. 아무리 응급 수혈이 필요해도 검사를 재촉하지 그런 정보로 수혈에 바로 들어가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자기 혈액형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스티커만 보고 수혈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 ‘사고 난 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그 집 아이가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런 스티커를 믿겠나’,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당연한 얘긴데 생각지도 못하고 사서 붙였다’, ‘정말 부모 마음 이용한 상술이 맞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앞으로는 차량 뒷유리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가 규격화되면서 혈액형 정보 스티커 등 제각각의 문구를 담은 스티커를 아예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작년 12월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초보운전 스티커 규격화로 교통안전에 기여하기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초보운전자를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의 범위를 ‘1년 이내’로 축소 ▲초보운전자가 규격화된 표지를 부착하도록 의무화 ▲해당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양보·방어 운전 준수 규정을 담았다.
홍 의원은 “초보운전 표지가 규격화되면 타 운전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쉬워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방어운전, 주의운전 생활화로 안전한 교통문화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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