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생의 평균 폭력예방교육(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참여율이 50%를 겨우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발생한 ‘인하대 성폭행·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올해부터 대학생 참여율이 50%를 밑도는 부진 대학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절반가량의 대학이 부진 대학으로 공표됐어야 하지만 ‘전년 대비 참여율 상승폭’이 고려되면서 점검 대상의 약 10%만 부진 대학으로 발표됐다.
5일 여성가족부의 ‘2021년 공공기관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 실적’ 점검 결과를 보면, 대학생의 평균 교육 참여율은 52.7%에 그쳤다. 전년(45.9%)보다 6.8%포인트 상승했지만, 대학 종사자(81.2%)나 국가기관 종사자(96.0%)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여가부가 국가기관과 지자체(지방의회·교육청 포함), 공직유관단체, 각급 학교(초·중·고교, 대학) 등 1만784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폭력예방교육 실태를 점검한 결과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국가기관·지자체·각급 학교의 장은 기관에 소속된 사람, 학생 등을 대상으로 매년 1회·1시간 이상의 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각 기관은 예방교육 시행 결과를 여가부에 제출해야 한다.
1년에 한 번, 1∼2시간 정도 진행되는 교육이지만 대학생의 교육 참여율은 저조했다.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대학생 성폭력 예방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여가부는 지난 8월 부진기관 선정 기준에 ‘학생 참여율 50% 미만’ 기준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기관장이 교육을 받지 않거나 종사자·고위직의 교육 참여율이 저조하면 부진기관으로 지정됐다.
대학생 평균 교육 참여율이 50%를 가까스로 넘었기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는 대학 2곳 중 1곳은 부진기관 명단에 포함됐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점검 대학 465곳 중 46곳만이 부진 대학으로 공표됐다.
여가부가 학생 참여율을 부진기관 선정 기준에 추가하면서 ‘전년 대비 학생 참여율이 5%포인트 이상 상승한 기관 제외’라는 예외조항을 넣어서다. 예컨대 지난해 학생 참여율이 30%에 불과했더라도 전년보다 교육 참여율이 5%포인트 이상 올랐다면 부진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학의 폭력예방교육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부진기관 선정 기준을 확대했지만 예외조항으로 인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2021년도 예방교육 실적은 ‘예방교육 통합관리’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가부는 지난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대학생 교육 참여율이 저조한 대학을 우선해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도 지원하기로 했는데, 대학의 신청률이 높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8월까지 대학의 신청을 받아 올해 총 100회 이상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25개 대학이 총 62회의 교육을 신청했다. 해당 교육은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영상 시청이 아닌 대면 교육을 원칙으로 하고, 현장교육이 어려울 경우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위촉한 전문강사가 교제 폭력·스토킹·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2차 피해 방지 등을 중심으로 교육한다.
한편, 여가부는 신속한 피해자보호를 위해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여가부에 통보하지 않을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제재조치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국가기관장은 성폭력 사건을 인지할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 반대가 없는 한 여가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사건을 통보하지 않더라도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근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가해자 전주환(31)이 지난해 직장 동료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조사받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여가부에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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