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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피아니스트의 인생에 대한 소고

입력 : 2022-10-01 01:00:00 수정 : 2022-09-30 19: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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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스티븐 허프/김하현 옮김/현암사/2만4000원

 

원래 제목이 ‘Rough Ideas(러프한 생각들)’인 이 책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틈틈이 소설 등 책도 쓰는 스티븐 허프(61)가 피아노 건반을 하나 하나 담백하게 누르듯 음악과 예술, 인생 등에 대한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짚은 에세이집이다. 임윤찬이 우승한 올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았고, 콩쿠르 필수 경연곡인 ‘팡파레 토카타’도 작곡한 그는 책 서문에 ‘러프한 생각’을 이렇게 설명한다. “일부러 거칠거나 미숙하게 한 생각이 아니라, 시작은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생각”이라고. 그동안 60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하고 여전히 세계 주요 연주장을 누비는 피아니스트답게 이동 중 시간이 붕 뜰 때 공항과 비행기, 호텔방 등에서 끄적인 사색과 단상들을 책에 엮어 놓았다.

스티븐 허프/김하현 옮김/현암사/2만4000원

클래식을 둘러싼 세상의 온갖 오해와 궁금증, 일화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종교 문제 등 음악가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논쟁의 그물에 걸려들 법한 사안 등에 대한 저자의 통찰도 담겨 있다. 음악과 인간을 향한 저자의 무한 애정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엿듣는 재미, 깨달음을 얻는 감동이 쏠쏠하다.

“(연주할 때) 나는 관객과 친구가 되고 싶다. 설교를 하거나 그들을 판단하고 싶지 않다. 작곡가의 탁월한 목소리를 통해 모두가 논란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직접 말을 건다면 동의하는 사람도 거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제거할 수 없는 분열이 생겨날 것이다. 논쟁에서 이기기보다 영혼을 구원하는 것. 소리로 낯선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것.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어쩌면 우리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나도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44쪽)


이강은 선임기자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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