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멀어지는 데뷔 첫 승…최혜진 신인상 레이스 역전할까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돋보이는 새내기는 태국의 ‘무서운 10대’ 아타야 티띠꾼(19)꾼이다. 그는 지난 3월 다섯번째 출전 대회인 JTBC 클래식에서 일찌감치 데뷔 첫승을 신고하며 시즌 내내 신인상 레이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미국교포 선수 대니엘 강(30) 2차 연장까지 접전 끝에 정상에 올라 시즌 2승까지 달성했다. 21개 대회에 11차례나 톱10에 진입한 티띠꾼은 이번 우승으로 포인트를 1299점으로 늘려 신인상을 향한 더욱 탄탄한 발판을 만들었다.

최혜진.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티띠꾼이 이처럼 멀리 달아나면서 신인상에 도전하는 최혜진(23·롯데)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그는 티띠꾼에 이어 신인상 포인트 2위(1161점)로 138점 뒤져있다. 지난 6월 첫째주까지만해도 24점 차이에 불과했지만 티띠꾼은 빼어난 성적을 이어가면서 좀처럼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는 상황이다. 이제 이번 시즌 대회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517야드)에서 개막하는 디 어센던트 LPGA 볼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총상금 170만달러)를 포함해 6개만 남았다. 따라서 최혜진이 좀 더 힘을 내야 티띠꾼을 따라 잡을 수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 대회에서 우승하면 보통 신인상 포인트 150점을 받기 때문이다. 1승만 거두더라도 전세를 순식간에 역전 시킬 수 있다. 최혜진은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번번이 놓쳤다. 지난 5월 CP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메이저 US여자오픈 3위 등 3위도 두차례 기록했다. 22개 대회에서 톱10을 9번 기록하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우승운이 따라 주지 않고 있다. 최혜진이 첫승을 거두면 최저타수상인 베어트로피 부문도 역전할 기회가 온다. 최혜진은 현재 4위(69.519타)로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5·69.300타)와 차이가 크지 않다.

최혜진. AFP연합뉴스

더구나 한국선수들은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다승 1위, 상금왕 등 주요 개인타이틀에서 모두 맨 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무관’의 기록을 남기는 시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이 손목 부상으로 한달 이상 출전을 못하는 상황이다. 또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상금 2위, 올해의 선수 5위에 오른 전인지(28·KB금융그룹)도 최근 쇄골부위를 다쳐 지난주부터 3개 대회를 건너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최혜진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최현태 선임기자 [e-mail]